전북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후유증을 딛고 귀중한 무승부를 일궈냈다.
전북현대는 2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포항스틸러스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14승 8무 6패, 승점 50점으로 2위 자리를 지키며 선두 울산(승점 59점)을 9점 차로 추격했다.
전북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송민규가 최전방에 나섰고 바로우-김진규-백승호-이윤권이 2선을 구성했다. 맹성웅이 포백을 보호했고 박진성-윤영선-구자룡-김문환이 수비 라인을 꾸렸다. 송범근 골키퍼가 장갑을 꼈다.
전북 선수단의 바닥난 체력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전북은 이날 포항전을 포함해 8월에만 8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치렀다. 심지어 직전 3경기에서는 매 경기 연장 120분 혈투를 펼치며 모든 것을 쏟아냈다.
아무리 전북이라도 체력적 한계를 쉽게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전북 선수들의 발걸음은 전반 내내 무거웠다. 전북은 포항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전반전 동안 슈팅 1회, 유효 슈팅 1회에 그쳤다. 김상식 감독은 전반 25분 만에 김보경, 한교원, 김진수를 모두 투입해 봤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송민규를 대신해 구스타보를 투입하며 최전방에 힘을 더했다. 바로우와 김진수, 한교원의 직선적인 플레이를 통해 구스타보의 높이를 활용하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전북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북은 불운까지 겹치며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했다. 후반 2분 신진호의 왼발 발리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5분에는 정재희에게 추가골까지 얻어맞았다.
하지만 전북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10분 구스타보가 김진수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아 헤더 득점을 터트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교체 투입된 두 선수가 멋진 골을 합작해 내며 김상식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한 골 따라잡은 전북은 구스타보의 높이를 활용해 공세를 이어 나갔다. 후반 21분 구스타보가 또다시 김진수의 크로스를 머리에 맞추며 위협적인 슈팅을 터트렸고, 후반 33분에는 구스타보가 헤더로 공을 떨어뜨려 준 뒤 김보경이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모두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전북의 끈질긴 집념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전북은 끝내 동점을 만들어냈다. 후반 41분 한교원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전북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두 골을 따라가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지는 못했지만, 전북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전북다운 일"이라던 김상식 감독의 말대로였다.
전주성을 찾은 관중들 역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을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그야말로 전북다운 경기였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