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 지소연과 '천메시' 천가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콜린 벨(61) 여자대표팀 감독은 세대교체를 이야기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여자 대표팀은 29일 오전 9시 30분 파주NFC에 소집돼 첫 훈련을 진행했다. 9월 3일에 있을 자메이카 여자대표팀과 경기에 앞서 진행한 훈련이다.
소집 첫날 선수들은 가벼운 체력훈련을 진행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천가람(20, 울산과학대)과 이수인(20, 고려대)의 모습도 보였다. 이 둘은 최근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보여준 뛰어난 활약을 인정받아 A대표팀에 소집됐다.
특히 천가람은 뛰어난 드리블 능력으로 팬들 사이에서 '천메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여자대표팀의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는 '지메시' 지소연(31, 수원FC위민)이다. 지난 2014년 첼시 위민에 입단해 꾸준한 활약을 펼친 지소연은 지난 2006년부터 대한민국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약해왔다.
'지메시'와 '천메시'가 한자리에 모인 이날 지소연은 천가람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우선 체력 테스트만 함께 진행했다. 드리블이 장점인 친구다.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궁금하다.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언니들이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인터뷰가 준비돼 있던 천가람과 지소연은 짧은 시간 취재진 앞에 함께 자리했다. 지소연은 자기 옆에 서 있는 천가람을 보며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기쁘다. 이런 선수들이 많이 많이 등장해 함께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할 것이다. 부담 주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시라는 별명은) 이제 내려놔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이야기를 나눈 천가람은 "A대표팀에 소집된 것은 처음이다. 존경하는 언니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첫 소집 소감을 밝혔다.
'천메시'라는 별명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천가람은 "'한국 여자축구' 하면 지소연 언니다. 소연 언니의 별명을 이어받는 것은 약간 부담된다. 하지만 영광스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가 된 천가람은 이날 수줍은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깡'이 남다른 선수다. 지난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당시 대한축구협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천가람은 "누구와 붙더라도 쫄아있을 필요는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두 선수에 이어 취재진 앞에 나타난 벨 감독은 "스쿼드 내에 30대 선수가 많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라며 대표팀 세대교체를 이야기했다.
어느새 31세가 된 지소연이지만, 아직 대표팀에서 할 일이 더 남아있다. 벨 감독은 "천가람이 어느 자리에서 가장 빛나는지 알아보고 싶다. 우선 지소연 선수 옆에서 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천천히 세대교체를 준비할 것을 암시했다.
대표팀에 두 명의 '메시'가 존재하게 된 한국 여자대표팀이다. 두 선수가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해보자.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