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61) 여자대표팀 감독이 대표팀의 문제를 진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여자 대표팀은 29일 오전 9시 30분 파주NFC에 소집돼 첫 훈련을 진행했다.
간단한 체력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벨 감독은 "잘 지내셨어요?"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벨 감독은 "좋은 소집 훈련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메이카는 어려운 상대다. 좋은 평가전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메이카 선수들은 신체 조건이 좋고 왼쪽 윙어가 굉장히 빠르다. 수비진에게 좋은 시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첫 번째로 소집된 선수들이 여럿 있다.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천가람(20, 울산과학대)과 이수인(20, 고려대)이 대표적이다.
이에 벨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어떤 선수인지 직접 보고 싶었다. 현재 스쿼드는 분위기 환기, 경쟁이 필요했다. 새로 들어온 두 선수가 월드컵에서 치른 3경기를 통해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초점은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맞춰져 있다. 길다면 긴 시간이 남았지만, 소집 훈련 횟수로 본다면 5회밖에 남지 않았다. 그 5회 소집을 성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스쿼드 내에 30대 선수가 많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좋은 선수가 많이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벨 감독은 "단순히 A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제 역할일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여자축구 유소년 선수들이 성장해 앞 단계로 나아갈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뒤돌아봤을 때 '이런 부분도 이뤄냈구나'라는 점을 느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천가람에 관해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이며 축구 지능이 좋다. 이번 소집을 통해 이 선수가 어디서 가장 빛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사이드보다 중앙에서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소연 선수 옆에서 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유형의 선수들은 본인 플레이에 다른 선수를 개입시키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전방 사이드에서 뛰게 된다면 볼 배급에 따라 플레이가 바뀐다. 그런 것보다 지소연 선수가 공을 잡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 듯 비슷한 역할을 천가람에게 부여하려 한다. 일단 소집했으니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고 가장 최적화된 포지션을 알아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EAFF 동아시안컵에 나섰던 여자대표팀은 승점 4점(1승 1무 1패)을 기록했다. 최종전 대만과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지만, 다소 아쉬운 결과다. 벨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상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수치로만 보더라도 우리는 슈팅 16개를 기록했다. 일본은 4개다. 우위를 점했음에도 실점해 패배했다. 중국전도 90분 내내 지배했지만, 우리의 실수로 인해 승리에 실패했다. 대만전은 굉장히 진지하게 임했음에도 부상이 2명이나 나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3경기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앞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다. 더 확실한 플레이를 보여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매 경기 승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자신감이 단순히 '대한민국 대표팀이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누구보다 열심히, 많이 훈련했기 때문'이어야 한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라며 훈련을 강조했다.
벨 감독은 "수비, 공격 상황 모두 박스 안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비 시에는 더 확실하고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며 공격 상황에서는 박스 근처에서 결정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개선돼야 승리가 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 3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자메이카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