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의 거친 러프에 내로라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표급 선수들이 혼쭐이 났다.
2022 KLPGA투어 스무 번째 대회이자 하반기 첫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 2022’(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2억 5,200만 원)을 준비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77야드)은 작정을 하고 석 달간 러프를 길렀다고 한다. 그 결과 긴 곳은 최대 100㎜에 이르러 공이 한 번 잠기면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티샷이 러프에 잠기면 선수들은 그린 공략은 커녕, 페어웨이로 레이업샷을 올리기 바빴다.
게다가 페어웨이 폭은 15미터밖에 안 되는 곳이 수두룩했다.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는 정확한 티샷만이 살 길이었다.
그래도 이런 조건에 딱 맞는 선수는 있었다.
2021년에 데뷔해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홍지원(22, 요진건설)이 주인공이었다.
홍지원은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을 올렸다. 71-72-74-72타로 최종합계 289타 1오버파를 쳤다. 그래도 첫 날은 중간합계 1언더파도 기록했다.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을 보인 홍지원은 3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와 최종 4라운드에서는 제법 큰 타수차로 선두를 유지했다.
최종 라운드 경기 내내 큰 위기없이 안정된 경기를 펼쳐 우승 관문까지 골인했다. 첫 우승에 대한 긴장감과 큰 타수차의 안도감이 교차되던 16, 17번홀 연속 보기로 2타를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2위와는 4타차나 벌어져 있었다.
좀처럼 버디가 나와주지 않던 전반 홀에서는 파3 7번홀에서 12미터짜리 칩인버디를 성공시키면서 좋은 기운을 얻어갔다. 이 날 홍지원에게 파3홀은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지점이 됐다. 파5 12번홀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가 파4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에도 이어진 파3홀이 흐름을 되살렸다. 파3 15번홀에서 3.5미터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추격자들을 김빠지게 했다.
데뷔해인 2021시즌을 보내면서 신인상 포인트 부문 4위에 올랐던 홍지원은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리는 진기록도 남겼다. ‘메이저대회서 생애 첫 우승자’ 직전 기록은 박현경이 2020년 KLPGA 챔피언십에서 세웠다.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박민지가 5오버파 단독 2위에 올랐고, 정윤지와 김수지, 하민송이 7오버파 공동 3위군을 이뤘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2025시즌까지 시드권을 획득한 홍지원은 "타수를 많이 잃지 않는 안전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캐디와 장난도 많이 치면서 플레이해서 잘 풀렸던 것 같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득이 됐던 것 같다"고 우승 비결을 소개했다.
대회 주최사인 토털 그린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태양광 셀/모듈 사업을 필두로 에너지저장장치, 분산에너지,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까지 아우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한화큐셀골프단을 운영하며 국내외 실력파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1990년 KLPGA 최초의 국제대회인 ‘서울여자오픈’을 전신으로 하는 ‘한화 클래식’은 KLPGA투어 메이저 대회 중 최대규모의 총상금(14억 원)을 자랑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메이저 대회로 승격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