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022(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 최종라운드 카오스의 발단은 안선주(35)였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우승이 가장 유력한 선수가 안선주였다. 작년 출산으로 잠시 현장을 떠났다 복귀한 안선주는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0언더파로 2위권 추격자들을 3타차로 따돌리고 있었다.
골프팬들의 관심은 안선주가 2009년 9월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대회 이후 무려 12년 11개월만에 KLPGA 투어 개인통산 8번째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을 지에 쏠려 있었다. 2010년부터는 일본투어에서 주로 활동해 일본에서 무려 28승으로 올렸고, 2014년 결혼한 뒤 작년 6월에는 쌍둥이 자녀도 낳은 슈퍼맘이기에 그녀의 우승 여부는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21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6,517야드)에서 펼쳐진 최종라운드는 초반부터 이상한 흐름이 돌기 시작했다. 전날 67타를 치던 모습이 온데간데 없어진 안선주였다. 전반에 보기 2개, 후반에 보기 3개로 버디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했다.
무주공산임을 직감한 선수가 한진선(25, 카카오VX)과 최예림, 유해란이었다. 유해란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최종합계 9언더파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선두까지 넘보기에는 3라운드 중간합계 5언더파의 성적이 아쉬웠다.
안선주, 한진선과 챔피언조에서 플레이 한 최예림은 한진선 보다 한 발 먼저 가는 듯했다. 9번홀, 11번 홀 버디로 9언더파를 만들며 선두에 올라섰다.
파5 5번홀에서 보기를 먼저 범했던 한진선은 6, 8번홀 버디로 간신히 흐름을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우승컵에 대한 염원은 한진선이 더 간절했던 모양이다. 파4 1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최예림과 공동선두를 만든 한진선은 파3 14번 홀에서는 8.2미터 대형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한진선은 여세를 몰아 17번에서 버디를 더 추가하며 승세를 굳혔다.
최예림은 파4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단독 2위의 기회조차 놓치고, 유해란과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잃은 안선주는 최종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70-72-67-68)타로 생애 첫 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한진선은 “고향이 강원도 속초인데, 강원도에서 우승하게 돼 기분이 더 좋다”고 소감을 밝힌 뒤 “첫 우승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루키 시즌 때부터도 기회가 정말 많았고, 연장전도 갔지만 항상 아쉬움이 많았다. 주변에서 뭔가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래서 우승을 더 많이 기다렸다. 솔직히 독기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속이 많이 타들어 갔다. 누구보다 간절함이 있고 자신도 있었다. 그래서 ‘해내야겠다’ ‘해내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진선은 2017년 정규투어에 입성한 이후 131개 대회(6시즌)만에 첫 우승에 성공했다. 한진선보다 첫 우승이 더 길었던 선수는 윤채영(156대회), 박소연(166대회), 안송이(236대회)가 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