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은 못하겠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한국 대회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몽골 씨름 친선대회'에서 몽골 우수 선수상을 받은 B.홀랑(25)은 한국 씨름 무대를 제패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홀랑은 20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훈누캠프에서 열린 한국과 몽골의 씨름 친선 교류전에 출전해 우리나라 여자 씨름 '간판' 임수정(영동군청)과 1-1로 비겼다.
대한씨름협회는 팽팽한 경기력을 뽐낸 홀랑을 우수선수로 선정하고 황소 트로피를 수여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홀랑은 "상을 받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임수정 장사와 씨름을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씨름 대회에 세번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체급이 맞지 않아서 임수정을 상대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체급 구분 없이 교류전을 한 덕분에 직접 맞붙게 돼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몽골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홀랑은 현재는 유도를 그만두고 주짓수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씨름 선수는 아니지만, 그간 운동을 업으로 삼아온 만큼 모래판에서도 당찬 모습을 보였다. 여러 차례 씨름 대회에 나선 경험이 있어 샅바를 쥐는 것도 낯설지 않은 듯 했다.
그의 경기 모습을 지켜본 최석이 거제시청 감독은 "거제시청으로 오면 좋은 선수를 만들어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홀랑은 "2017년 미얀마에서 열린 씨름 대회에서 처음 씨름을 했는데 그 때 우승도 해봤다"며 "올림픽 종목인 유도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나름의 재미가 있고, 주짓수는 그에 비해 자유로운 매력이 있다. 씨름의 경우 모래 위에서 경기를 하고 한 순간에 승부가 갈려 언제나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씨름에는 몽골의 전통 씨름 부흐와는 또 다른 매력도 있다.
그는 "몽골에서는 어릴 때 남녀 모두 부흐를 하며 자라지만, 성인이 되면 남성만 할 수 있다. 씨름은 여자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게 마음에 든다"며 "만약 한국에서 씨름 대회에 나간다면 우승까지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10bird@osen.co.kr
[사진] 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