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센터’ 박지수(24, KB스타즈)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더 컸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19일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초청 2022 여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라트비아를 56-55로 이겼다. 두 팀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주축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라트비아는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서 54-83, 48-74로 대패를 당한 뒤 한국을 찾았다. 나머지 주축선수는 유럽시즌을 대비해 일본에서 바로 소속팀으로 귀국했다. 라트비아는 10명의 선수만 한국에 왔다.
190cm 이상 장신선수가 네 명 있고 평균신장도 좋은 라트비아는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라트비아가 시종일관 높이를 앞세운 단순한 픽앤롤 위주 공격을 펼쳤지만 한국이 알고도 막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다. 워낙 신체조건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라트비아는 리바운드에서 한국을 38-25로 앞섰다.
3점슛 6개가 터진 한국은 3쿼터 한때 40-29로 앞서며 쉽게 이기는가 싶었다. 하지만 4쿼터 골밑공격을 앞세운 라트비아에게 1점차까지 맹추격을 허용했다. 라트비아의 마지막 버저비터가 불발되며 한국이 1점차 신승을 거뒀다.
박지수의 빈자리는 특히 수비에서 매우 컸다. 진안, 양인영, 김소담이 돌아가며 뛰었지만 상대센터를 맨투맨으로 수비할 수 있는 한국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선민 감독은 골밑에서 공을 잡은 빅맨을 기습적으로 두 명이 둘러싸는 함정수비를 펼쳤다. 타이밍이 중요한 전술이지만 한국의 손발이 맞지 않는 장면이 나왔다.
정선민 감독은 “트랩수비를 2주 연습했는데 확실히 선수들이 타이밍을 깜빡깜빡 한다.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부분이다. 월드컵 가서도 수비에서 이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98cm 국내최장신 박지수는 한국이 세계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박지수 없는 한국은 방패 없이 싸우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선수들이 힘을 합쳐 공백을 메우려해도 애초에 신체조건과 기량의 차이가 너무 큰 상황이다.
정선민 감독은 “국내리그서 몸싸움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박지수뿐이다. 김한별도 빠지면서 인사이드에서 제대로 할 선수가 없다. 박지수가 빠진 자리를 단신센터로 가용하니 선수들도 힘이 들고 전술에 한계가 있다. 아시안컵도 아니고 월드컵인데 지수가 없으니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당장 박지수는 돌아올 수 없다. 대표팀은 박지수 없이 월드컵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정 감독은 “오늘 보여준 농구를 정교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좀 더 단단한 팀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