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의 투지는 남달랐다.
수원삼성은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28라운드 성남FC와 맞대결을 펼쳐 4-1로 승리했다.
이 경기 수원은 전반 전반 28분 고명석, 후반 12분 오현규와 후반 20분, 36분 내리 터진 전진우의 득점으로 대승을 만들었다. 수원삼성이 3골 이상의 득점을 기록한 경기는 이번 시즌 이 경기가 처음이다.
하지만 득점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득점 뒤에는 선수들의 남다른 '투지'가 있었다.
경기 전까지 수원은 승점 24점(5승 9무 11패), 성남은 승점 18점(4승 6무 15패)으로 각각 리그 11위, 1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란히 최하위에 자리한 만큼 승리가 절박했을 양 팀이다.
이번 경기 패배하는 팀은 그 어느 팀보다도 다이렉트 강등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성남보다 수원이 더 간절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멀티 골의 주인공 전진우는 "11위에 자리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로 증명해야 했다"라고 전했고 오현규는 "성남전을 쉽게 준비하지 않았다. 성남에 패배하면 3점까지 따라잡힐 수 있는 경기였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했다. 절실했기에 좋은 결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팀 분위기를 알렸다.
누구보다 절실했을 수원이다. K리그에서 손꼽히는 명가 수원삼성은 1998, 1999, 2004, 2008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FA컵 5회(2002, 2009, 2010, 2016, 2019), AFC 챔피언스리그 2회(2000-2001, 2001-2002)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화려한 과거가 있는 팀이다.
지난 2014년, 2015년만 해도 전북에 이어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에는 리그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팀의 위기를 앞둔 상황, 이병근 수원삼성 감독과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경기에 앞서 이 감독은 "상대 팀 선수들은 우리보다 많은 것을 준비하는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아직까지 '이쯤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선 안 된다"라고 말하며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평소보다 신중하고 진중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한 이병근 감독이었다. 선수들은 이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는 것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4-1 이미 3점 차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이병근 감독은 터치라인 근처까지 나와 선수들을 향해 열정적으로 지시했고, 선수들은 마치 뒤지고 있는 팀처럼 계속해서 압박, 득점을 노렸다.
이러한 투지는 결국 결과로 이어졌다. 수원삼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남다른 단합력을 보여줬고 시즌 최다 득점을 뽑아내며 성남을 제압,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reccos23@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