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8시즌 째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여전히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는 몇 안되는 선수인 현대건설 황연주(36)다. 웜엄 존만 머무는 게 아니라 여전히 팀의 핵심 선수다.
황연주는 1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예선 1차전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7점을 올리며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한송이(KGC인삼공사), 정대영(도로공사) 등과 함께 몇 안되는 V리그 출범 원년멤버인 황연주는 여전히 팀의 주축이다. 국내에서 희소성 있는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했다. 그리고 기량을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생존했다.
여러 차례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무릎이 약해졌지만 탄력 있는 점프와 근성 있는 플레이는 변함이 없다.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26경기 56세트에 출전, 76득점을 올리며 부활했다.
최다 서브 에이스, 후위 득점 등 황연주는 V리그 역사에서 중요한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현역 생활의 불씨가 꺼져가는 듯 했지만 다시 불타올랐고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인삼공사와의 경기가 끝나고 만난 황연주는 “점프력은 타고나는 게 있는 것 같다. 부모님께 몸을 잘 물려받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 선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황연주를 여러차례 곤경에 빠뜨리게 했던 무릎을 언급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저는 무릎 수술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무릎과 다리가 많이 약해졌다. 그렇기에 근육이 덜 지칠 수 있도록 스쿼트와 카프 등 하체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야만 가볍게 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V리그 원년멤버인 만큼 자신의 생각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황연주가 젊은 선수들에게 뒤쳐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이유에 대해서 “예민한 부분이긴 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라떼는~’ 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어릴 때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도 해야 한다. 엘리트 체육에서 클럽 체육으로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배구는 공을 많이 터치해봐야 익숙해지고 좋아지는 부분이 많다. 젊은 선수들 만큼은 아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베테랑 선수들도 조금씩 기량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현재 배구를 하는 학생 선수들이 어떻게든 훈련량을 채워야만 프로에 걸맞는 실력을 만들고 한국 배구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 황연주는 “공부를 하는 선수들도 고충이 있을 것이고 힘들 것이다”라면서도 “훈련량을 채우고 잘 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레슨도 많이 받아야 할 것이다. 자기 시간을 빼서 공을 한 번이라도 더 만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