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찍었다. 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 김다은(21)의 올 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김다은은 지난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 도드람컴 프로배구대회’ A조 조별예선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22득점을 쓸어담으며 세트스코어 3-1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컵대회 개막전의 주인공은 단연 김연경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뒤 두 시즌 만에 돌아온 김연경의 복귀전 모습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입석 포함 3795명의 관중들은 김연경의 몸짓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하지만 김연경을 보려 온 팬들임에도 코트에서 더 빛났던 선수는 김다은이었다. 김다은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2점을 올리면서 흥국생명의 공격을 주도했다. 흥국생명이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정상적인 전력이 가동될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김다은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돼 올해로 4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김다은은 그동안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앞선 3시즌 동안 35경기 출장해 총 141득점, 공격 성공률 32.96%를 기록했다. 만년 기대주에 그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김다은은 그 알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컵대회 개막전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연경 역시 “(김다은이) 이 자리에 있어야 했다. 더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며 김다은의 활약을 인정했다. 배구여제가 찍은 개막전 MVP였다.
권순찬 감독 역시 “김다은 선수가 비시즌 훈련을 한 번도 안빠지고 소화했다. 제가 처음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와 지금 봤을 때 엄청나게 발전을 했다”라면서 “부담이 많았을 것이다. 리시브는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감을 갖고 훈련을 하고 있고 공격은 솔직히 많이 올라왔다”라며 칭찬했고 기대감 역시 숨기지 않았다.
김연경도 인정했고 사령탑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덧 4년차. 김다은은 이제 날개를 활짝 필 일만 남은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