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제로톱 카드는 김상식 감독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이었다.
전북현대는 1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수원FC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 49점 고지를 밟고 선두 울산(승점 52점)을 3점 차로 바짝 추격하며 우승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송민규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경기 뛰는 선수나 안 뛰는 선수나 모두 한마음 한뜻이 돼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송민규는 지난 2월 개막전 이후 정말 오랜만에 골 맛을 봤다. 송민규는 "개막전 이후로 처음 득점을 했다. 저도 득점이 필요한 순간이었고 누구보다 득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가 봐도 너무 늦게 터진 것 같다. 오늘 득점해서 승리까지 갖고 오게 돼서 기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팀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올 시즌 송민규의 침묵이 길어지자 주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식 감독 역시 그를 향해 슬럼프 아닌 슬럼프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송민규는 이에 대해 "공격수라면 득점으로 말해야 되는 게 사실이다. 골이 안 나오다 보니 조급해지면서 경기력 부분에서도 제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밖에서 보는 사람들이나 감독님이 슬럼프 아닌 슬럼프라고 하면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극복하기 위해 득점과 공격 포인트를 쌓아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송민규는 제로톱 역할을 수행하며 낯선 포지션에서 뛰었다. 그는 감독님이 미리 주문한 점이 있냐는 질문에 "오늘 스트라이커로 뛴다는 사실을 선발 명단이 발표되고 알았다. 하지만 이전에 경험해본 포지션이기도 하고 어디에서 뛰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골 넣을 생각에만 집중했다"고 답했다.
이어 송민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욕심을 묻자 "선수라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은 눈앞의 한 경기 한 경기부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래야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뒤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민규는 팀을 위해서라면 어떤 포지션도 소화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스트라이커로) 경기 뛰면서 재밌었다. 주변에서 형들이 많이 도와줘서 골까지 나왔다. 어느 포지션이든 간에 기회가 주어지면 그 자리에 맞게 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