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간판+올림픽 메달'까지 20여 년... 음주운전→추락은 한순간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8.09 17: 07

 어렵게 쌓아놓은 명성이 음주운전으로 사라진 선례는 많다. 하지만 이번에도 경각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연맹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달 국가대표 훈련 기간에 진천 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 물의를 일으킨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성남시청)에게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 사고 및 음주 소란 행위,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행위가 적용됐다.
그의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 길이 막히진 않는다. 자격 정지 기간이 최장 1년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

[사진] 김민석 / OSEN DB.

더불어 음주운전을 한 정재웅(성남시청)도 같은 이유로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음주운전을 방조하고 차량에 함께 탑승한 정선교(스포츠토토)와 정재원(의정부시청)은 각각 6개월, 2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선수단 관리 부주의를 이유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진수 감독도 자격 정지 1년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6시 훈련 종료 후 대표팀 감독 승낙을 받아 외출 후, 저녁을 먹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음주를 했다. 오후 8시 20분 정재웅이 음주운전으로 선수촌 남자팀 숙소로 복귀했다.
이후 약 40분 뒤 김민석은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윤(의정부시청)의 지인이 박지윤의 생일 축하를 위해 선수촌 웰컴센터에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정재웅, 정선교와 함께 웰컴센터로 이동했다.
축하파티를 마치고 정재웅, 정선교, 박지윤을 태우고 운전하던 김민석은 숙소로 복귀하다 선수촌 내 보도블록 경계석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진] 정재원 / OSEN DB.
사고 직후 박지윤은 예약돼있던 치료를 위해 이동했고,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 3명은 사고처리를 위한 보험증서를 찾기 위해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9시 50분께 탁구상비군 선수가 선수촌 관계자에게 위 상황을 신고했다. 이후 김진수 감독에게 상황이 전달됐다. 대한빙상연맹은 다음날 오전 10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 전체 및 박지윤의 퇴촌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날 징계가 내려졌다.
스포츠 선수들이 과거 음주운전으로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사례를 이번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 모를 리 없다. 매년 잊을만하면 음주운전 소식이 들려오곤 했다. 경각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징계를 받은 4명의 선수는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힘들게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무너트렸다.
김민석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추월 은메달과 15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15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재원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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