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이에게 능력적인 면에선 해줄 조언이 없다. 개인 기량이 워낙 좋다. 다만 만약 슬럼프가 온다면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럴수록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FC서울 에이스’ 조영욱(23)이 소속팀 후배 ‘차세대 기대주’ 강성진(19)에게 진심 섞인 말을 전했다.
조영욱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27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41분을 소화했다. 팀은 0-2로 패했다.
최근 3경기 무패(2승 1무)로 분위기가 좋았던 서울은 이날 패하며 8위(승점 30) 제자리걸음을 했다.
비록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후반 11분 투입된 조영욱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
김근배 골키퍼의 선방과 두줄 수비로 무장한 제주를 뚫기 위해 조영욱은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날카로웠던 3연속 슈팅이 막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름이 많이 불린 선수가 있다. 조영욱과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강성진이다. 두 선수 모두 측면 자원이며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제주전에서 조영욱과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친 선수가 바로 강성진이다.
2003년생 강성진은 요즘 한국 축구계 ‘뜨거운 감자’다. 기대되는 자원으로 평가받는 그는 2021년 서울과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14경기 1골 2도움 활약을 인정받아 이번 시즌을 앞두고 5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강성진은 올시즌 23경기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A대표팀 첫 발탁 영광도 안았다.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과 2차전에서 멀티골 활약을 펼치며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제주전을 앞두고 안익수 감독은 강성진에 대해 “성인대표팀에 다녀온 후 부담감이 커진 것 같다. 아무래도 주목을 받다 보니 그렇지 않나 싶다. 시행착오 없이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경기 후 조영욱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강성진에게 보탬이 될 말을 전했다. 그는 믹스트 존에서 “성진이는 개인 능력이 워낙 좋은 선수”라고 운을 뗀 뒤 “본인은 원하지 않겠지만 불현듯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다. 어려움이 닥칠 때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그때가 되면 잘 안될 수 있지만 자신감을 반드시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조영욱은 “저 역시 그러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잘하려고 하기보단 열심히 팀을 위해 뛰다 보면 자기만의 색깔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강성진의 존재는 조영욱에게 좋은 자극제이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후배가 있다는 것은 동기부여가 된다. 선배로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성진은 ‘선배’ 조영욱을 우러러본다. 믹스트존에서 그는 “영욱이 형은 공격 상황에서 슈팅 타이밍을 정말 잘 잡는다. 볼도 확실하게 지킨다. 보고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더불어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짊어지기보단 열심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기를 하겠다. 물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부담감은 있다”며 말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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