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사상 최초 월드컵 본선행 희망을 품고 있다. 베트남 A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60)의 재계약 여부와 연관이 없지 않다.
북중미 3국(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로 열리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의 본선 무대 진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본선 진출국 확대 결정에 따른 영향이다. 그동안 아시아 전통 강호들에 막혀 월드컵 본선과 거리가 멀었던 베트남은 긍정적인 앞날을 그리고 있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 넷’은 지난 4일 “지구상 가장 큰 규모의 축구 축제(월드컵)에 베트남이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2026년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 같은 새로운 방식의 아시아 예선 절차를 발표했다. 아시아의 본선 출전권은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났다.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감안하면 아시아 최대 9개국이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기존 체제에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쾌거를 이룬 한국은 보다 수월하게 본선 진출에 성공할 것이라 예상된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축구 실력이 급상승했단 평가를 받는 베트남이 이번 발표를 크게 반기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은 아시아 축구 강국에 막혀 월드컵 본선 무대와 연이 닿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진출한 적이 없다. 역대 최고 성적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다. 그들에게 본선행은 너무 높은 벽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4년 뒤 본선 진출국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베트남에 희망이 생겼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현지에서 형성되고 있다.
‘베트남 넷’은 “변경된 아시아 예선 절차는 베트남, 그리고 하위팀들에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라며 “지금의 약 2배의 본선행 티켓이 풀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더 와닿는다”고 전했다.
AFC의 발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베트남축구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호성적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베트남 넷’은 “베트남축구협회는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으로 계획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베트남 넷’은 “재정적인 지원도 풍족해야 한다”고 정확히 말했다.
4년 뒤 열리는 월드컵을 내다보고 장기 계획을 잘 세우기 위해선 흔들림 없이 팀을 잘 이끌 수 있는 감독이 존재하는지, 누구인지를 협회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재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은 ‘국민파파’ 박항서 감독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3년 1월 계약이 만료된다.
‘베트남 넷’은 “(곧 만료되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축구협회와의 계약은) 2026년 월드컵 계획을 짜야하는 베트남 대표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확실한 목표가 생긴 베트남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원한다면 하루빨리 제대로 된 계획과 목표를 수립하라는 압박을 베트남축구협회에 가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재계약 여부 논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단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