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 트랜스젠더 피지컬 코치 화제 "日 J1구단서 일하고 싶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08.04 21: 44

일본 프로축구에 현역 트랜드젠더 피지컬 코치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야후재팬'는 3일 특집 기사를 편성, 피지컬 코치 마쓰모토 슈나(37) 피지컬 코치가 남자 프로축구팀 J3리그 Y.S.C.C. 요코하마에서 3년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고 전했다. 마쓰모토는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1월 SNS를 통해 남성에서 여성으로(MtoF) 트랜스젠더를 커밍아웃해 화제를 모았다. 
마쓰모토 코치는 이름도 '순'에서 '슈나'로 변경한 상태. 스프츠계에서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공개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지만 남자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사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야후재팬은 강조했다. 

[사진]마쓰모토 SNS

기사에 따르면 순식간에 마쓰모토 코치가 운영하는 트위터 팔로워 수는 5배로 늘어났다. 현재 2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마쓰모토 코치는 "선수들이 장난친다고 놀렸지만 인터넷 댓글창에는 정도가 심한 내용도 있다"면서 "내 이름을 검색해서 내용을 다 읽어봤다.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만 있지도 않았다. 마이너리티끼리 발목잡기 같은 게 있는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마쓰모토는 "직업상 선수명단에 이름도 나와 있는 만큼 구단 팬들에게는 제대로 전하고 싶었다"면서 "커밍아웃을 결심한 뒤 망설임은 없었다. 그 때까지 숨기면서 행동했던 부분도 있었으나 딱히 나쁜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라고 돌아봤다. 
또 그는 "일에는 자신감도 있었고 코칭에 성별은 상관 없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 은사 등에게는 사전에 전했다. 나머지 사람들의 반응은 상관 없다"면서 "어머니는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최종적으로는 이해해주셔서 안심했다. 지금은 커밍아웃하길 잘했다는 생각말고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마쓰모토 SNS
일본인 부모를 두고 있지만 독일에서 태어난 마쓰모토는 어린시절 자율성을 존중하는 독일의 슈타이너 학교에서 지내 당시에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머리가 길었고 여자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처럼 책가방 색깔로 남녀를 구분하고 교복이 있지도 않아서 어릴 때는 강하게 성별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육상을 좋아했던 마쓰모토는 독일과 미국에서 코칭을 배웠고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28세였던 2013년 일본에 왔고 지도자를 목표로 했다. "일본에 온 뒤 몇 년 동안은 어떻게 할 수 없었고 코치로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여성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서 "조금 여유가 생긴 뒤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가끔 화장하고 힐에 치마를 입었으나 어디까지나 주위의 시선을 신경써야 했다"고 떠올렸다. 
코치로 서서히 경험을 쌓은 마쓰모토는 육상 10종경기에서 두 차례 올림픽에 나간 우시로 게이스케와 패럴림픽 선수, 역전마라톤 실업단 등을 도왔다. 2020년부터는 현재의 Y.S.C.C 요코하마에서 선수들의 퍼포먼스 유지 향상을 촉진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마쓰모토는 "그 전 직장에서는 '남자가 여자처럼 필요 이상으로 머리카락이 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합숙 때는 방에 목욕시설이 없어서 모든 잠든 후 목욕탕을 몰래 이용하기도 했다. 풋네일을 하면 합숙소에서 계속 양말을 신어야 해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마쓰모토 SNS
마쓰모토는 "내가 자란 독일에서도 레즈비언이나 게이에 대해서는 상당히 개방적이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편"이라면서 "트랜스젠더를 커밍아웃하면 취업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커밍아웃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당당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 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 마쓰모토를 영입한 감독이 다른 구단으로 떠난 상태다. 사실상 올해 승부를 봐야 하는 시기.
이에 마쓰모토는 "이 구단에 계속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다른 구단이었다면 내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다만 저 스스로 어떤 경기에 상관 없이 선수 퍼포먼스 코치가 필요하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고 자신감도 있다"면서 "언제가는 J1 구단에서 일하고 싶고 일본여자프로축구리그(WE리그)나 프로야구, 농구 등에도 관심이 있다. 아직 남성 선수 세계에는 여성 코치가 적다.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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