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세계 문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은 지난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2022 FIVB 발리볼챌린저컵 4강 튀르키예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4-26, 21-25, 22-25) 셧아웃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지난해 도쿄 올림픽까지 6개 대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대표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3년 발리볼내셔널스리그(VNL) 진출권을 확보해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VNL 진출 역시 좌절됐다.
임도헌 감독은 “전반적으로 아쉬운 경기였다. 선수들은 잘해줬다. 튀르키예의 서브가 강해서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줬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특히 허수봉은 지난 28일 호주전에서 33득점을 기록한데 이어서 튀르키예를 상대로도 23득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오랜만의 국제무대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높이의 차이 역시 실감했다. 이날 튀르키예는 블로킹으로만 12득점을 올렸고 한국은 3득점에 그쳤다. 임도헌 감독은 “신체적인 차이는 극복하기 힘들다”면서도 “강력하고 정확한 서브, 단단한 리시브를 해내야 이겨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국제무대 경험은 선수들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임도헌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이 국내리그에 가면 그냥 때려도 충분히 통한다. 국내에서는 모두 수비수 위해서 공을 때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는 다르다. 수비수들이 우리 공격수보다 위에 있다. 직접 부딪혀 봐야 차이를 느끼고 성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제 AVC컵 대회를 준비한다. 임도헌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임동혁과 허수봉을 같이 넣을 수 있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공격력을 살리려면 누구 한 명은 다른 곳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프로리그에 2~3년차 키도 크고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젊은 선수들이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대회를 앞둔 각오와 구상을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