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걸리지 않아서…”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주장 한선수(37) 서울 2022 FIVB 발리볼챌린저컵 호주와 8강전이 열린 날 걱정거리로 가득했다.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FIVB 발리볼챌린저컵. 한국은 호주를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18, 22-25, 15-13)고 꺾으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쉽지 않은 상대였으나 허수봉(33득점), 나경복(20득점)이 좌우에서 호주 블로킹 벽을 잘 따돌리며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호주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으나, 한국 대표팀의 공격이 잘 풀렸다. 이런 결과물은 공격수들이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는 주장이며 대표팀 세터인 한선수가 있었다.
V리그 남자부 챔피언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는 대표팀 주장을 맡고 2022 FIVB 발리볼챌린저컵에 임했다. 이날 호주를 만나 4강 진출의 기쁨을 이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던 그는 4강 진출을 이끈 뒤 취재진을 만나 “첫 경기라 걱정을 했다. 초반에 잘 안 풀렸지만 뒤에 가서 선수들이 힘든 상황을 잘 헤쳐나갔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호주 선수들의 높은 블로킹 벽을 어떻게 뚫을지 많은 고민을 했고, 성공적이었다. 허수봉과 나경복이 공격을 잘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도 한선수의 정확한 볼 전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3득점으로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준 허수봉도 “(한) 선수 형이 잘 올려준 덕분이다”라고 고마워했고, 임도헌 감독은 “선수들에게 100점 주고 싶다”면서 “한선수는 경기 운영 능력이 좋고 경험도 많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한선수는 호주와 경기에 대한 걱정 외에도 다른 걱정이 있었다. 최근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 때문이다. 그는 경기 내내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경기 전 준비 시간, 경기 후 인터뷰 시간에도 그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 중 마스크를 쓰고 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포츠 경기 중에는 호흡이 중요하다. 호흡이 안정적이어야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답답할 수밖에 없고, 호흡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선수는 다 이겨내고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토록 어렵게 뛴 이유가 있다. 한선수는 “내가 아직 (코로나에) 안 걸렸다. 한번 걸린 적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애들이 있어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세트부터 5세트까지 치열한 승부에 임하면서 “분위기가 한순간에 넘어가면 되찾기 힘들다. 그래서 버텼고,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걱정, 그리고 코로나 위협(?)으로부터의 가족 건강까지 주장으로, 가장으로 걱정 한가득 안고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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