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콤플렉스는 없다", "J리그 가치를 높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승리 소감은 상대적으로 한국 축구에 큰 위기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대회 4연패를 놓쳤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결국 승리를 내줬다. 반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일본은 한국을 꺾으며 4개 대회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가치와 J리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있게 싸워줬다"고 격려했다. 또 그는 "지금 선수들은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나 정신적으로 주눅들지 않는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어느 나라와 싸워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라면 높은 확률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야스 감독의 이 발언은 뒤집어 놓고 말하면 한국 축구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해외파가 아닌 국내파 선수로 스쿼드를 꾸렸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 동의가 없으면 해외파 선수를 강제 차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마찬가지.
오히려 일본은 해외파로만 베스트 11 구성이 가능한 데 반해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해외파가 포함된다 해도 한국은 K리그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이 전원 해외파로만 스쿼드를 구성할 수있는 것과는 다른 환경이다.
상대적으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중요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해외파 없이 각국 리그 선수들이 맞붙는 대결에서는 일본이 앞선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K리그는 지난 2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발표한 세계 프로축구리그 순위에서 22위에 올라 '아시아 최고 리그'로 인정 받았다. 2011년부터 11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일본 J리그는 전체 34위에 그쳤다.
이를 보면 한국은 스스로 아시아 축구 최강국이라 자부할 만 하다. 하지만 정작 리그의 수준을 대변한 이번 대회 한일전 내용과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번 한일전은 통산 81번째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역대전적에서 42승 23무 16패가 됐다. 여전히 일본에 압도적인 한국이다.
그러나 최근 A 매치 맞대결에서는 2연패다. 요코하마 참사로 불리는 지난해 3월 25일 친선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또 진 것이다. 더구나 연령별 국가대표 경기로 넓히면 일본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감독 탓을 할 필요도 없다.
황선홍 감독 이끄는 한국은 지난 6월 열린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3으로 참패했다. 무엇보다 상대 일본은 한국보다 2살 어린 21세 이하 선수로 구성된 팀이었다. 한국은 같은달 16세 이하(U-16) 인터내셔널 드림컵에서도 일본에 0-3으로 졌다.
사실상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일본에 고개를 숙인 셈이다. 과거 한국만 만나면 주눅이 들던 일본이 더 이상 아니라는 말이다. 모리야스 일본 감독이 말한 두가지 내용은 이런 점에서 한국 축구에는 반박이 불가한 경고인 셈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