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의 잘못된 선택이 '도요타 참사'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서 0-3으로 참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대회 4연패 도전에 실패했다.반면 개최국인 일본은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은 81번째 한일전서 패하며 일본과 역대전적서는 42승 23무 16패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 0-3 패배 후 다시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조규성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나상호와 엄원상이 측면에 배치됐다. 중원에는 김진규와 권창훈이 출전했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박지수-조유민-김문환이 자리했다. 또 권경원이 중앙 수비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선수 구성에 의문이 생겼다. 센터백 요원이 3명이나 투입되면서 전술적인 움직임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올림피아코스 입단을 위해 대회 도중 그리스로 떠난 황인범의 부재로 인해 중원에 공백이 생겼지만 백승호 등 대체 자원이 있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중국전에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를 후반부터 오른쪽 측면에 교체 출전시켰고 이날은 중앙 수비수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그리고 백승호는 무슨 이유인지 아예 기용하지 않았다.
권경원도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할 때 수비형 미드필더였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뛰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전북에서 이적한 뒤에는 줄곧 중앙 수비로 뛰었다.
중앙 수비수로 더 오랜 시간 뛴 권경원은 플레이를 갑자기 변화시키기 어려웠다. 결국 일본은 앞으로 전진해서 경기를 펼쳤다. 무게 중심을 공격에 집중할 때 한국은 전술적 변화가 없었다. 결국 일본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허용했다. 심지어 165cm의 소마 유키에게 헤더 슈팅으로 실점하고 말았다.
이미 수비진의 집중력이 완전히 떨어진 한국은 좀처럼 반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송민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일본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번에도 헤더였다. 177cm인 사사키 쇼가 추가골을 머리로 뽑아냈다.
벤투 감독에게는 동아시안컵 우승보다는 실험을 펼치는 것이 중요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주력 선수들이 아닌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그런데 이상한 실험만 이어졌다. 선수 선발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전술적인 실험이 완전히 실패했다. 경기 중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시킨 권경원을 중앙 수비로 돌리고 공격수를 투입했다. 그런데 실점은 또 나왔다.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대체자원을 찾아야 할 실험무대서 벤투 감독은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