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는 않았던 경기였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개성을 엿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4일 오후 4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 홍콩과 맞붙어 3-0 완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은 이 경기 조영욱을 비롯해 송민규, 이기혁, 김동현, 강성진, 김진규, 홍철, 이재익, 박지수, 김문환, 골키퍼 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우며 지난 중국전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1990년생인 홍철을 제외한 10명은 모두 20대의 젊은 라인업이었다.
경기 초반 한국은 잦은 패스미스를 저질렀다. 함께 합을 맞춘 시간이 짧은 선수들로 구성된 라인업인데다가 유난히 건조했던 잔디가 원인이었다. 전반 3분, 홍철의 패스는 상대 공격수 왕 와이를 향했고 왕 와이는 곧바로 슈팅을 날리며 먼저 유효 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차차 잔디에 적응해갔고 서로의 움직임을 맞추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전반 17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대표팀의 '막내' 강성진이었다. 강성진은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과감한 슈팅을 날렸다. 살짝 굴절된 슈팅은 골대를 때린 뒤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한국은 백승호와 조유민을 투입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더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워크를 보여줬다. 후반 29분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홍철은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해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2-0으로 앞서던 상황 다시 한번 막내 강성진이 빛났다. 후반 41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홍철은 조규성, 강성진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고 강성진은 몸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완벽했던 경기라고 볼 수는 없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홍콩을 상대로 한 경기였고 매끄럽지 못한 공격 전개가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국 축구 미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