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행을 질주하고 있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작중 ‘공간’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비롯해 밥을 먹는 식당. 휴게실 등에 대해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실제 국내 게임사들 중 다수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업계 역시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인테리어에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을 통해 브랜딩 확장에 주목하는 추세다. 이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주로 홍보하던 과거와 달리, 게임사 만의 철학을 담은 인테리어나 다양한 편의 시설 등을 대외적으로 노출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인기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법무법인 한바다 배경, ‘엔픽셀-크래프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변호사, 알고 보니 게임사 직원들과 함께 출퇴근하고 있다. ENA의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의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로, 작중 ‘우영우’가 출퇴근하는 장면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센터필드’에서 촬영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센터필드'에는 국내 게임사 엔픽셀, 크래프톤이 입주해 있다.
엔픽셀은 ‘그랑사가’를 개발 및 서비스 중인 게임사로서 지난 2월, 인력 증대에 따라 효율적인 업무 공간을 구축하고자 센터필드로 사옥을 이전한 바 있다. 엔픽셀 측에 따르면, 회사의 재직인원 수가 530여 명을 넘어선 가운데 총 세 개 층에 각 전용면적 600평 규모의 업무공간을 구성하고 수직 이동이 가능한 모션데스크 등 최고급 사무기기를 제공해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크래프톤이 ‘센터필드’에 입주했으며, 해당 건물을 중심으로 인근에 라인게임즈, 플라이셔, 팩토리얼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위치하며 강남 테헤란로 일대가 게임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드라마 1화에선 ‘회전문’을 무서워하는 ‘우영우(박은빈 분)’를 동료 직원인 ‘이준호(강태오 분)’가 도와 ‘왈츠를 추는 것’처럼 통과하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도 회전문은 ‘센터필드’ 출근을 위해 거쳐가는 일종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드라마를 통해 회사가 위치한 건물의 다양한 면모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것이 입주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로맨스 무대가 된 판교 게임사 건물, 엔씨소프트
로맨스 드라마도 게임사를 배경으로 한 적이 있다.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의 R&D 센터는 앞서 두 차례의 로맨스 드라마의 무대로 소개된 바 있다. 판교 R&D 센터는 회사의 로고 ‘N’과 ‘C’를 형상화한 건물로 지난 2013년 준공되었다.
2017년 방영된 박보영 주연의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게임사 개발 직군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도봉순(박보영 분)’이 ‘안민혁(박형식 분)’이 운영하는 게임회사에 방문하는 장면에서 엔씨소프트 R&D 센터의 정문이 등장했다.
또한 2019년 방영된 웹툰 기반의 드라마 ‘너를 싫어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R&D 센터 내 다양한 시설들을 무대로 활용했다. 대학교 새내기들의 풋풋한 연애 스토리를 그리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의 사내 카페 및 식당 등을 자연스럽게 대학교처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세트장으로 구현한 게임사 오피스 환경, 스마일게이트
실재하는 게임사 건물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촬영하는 것을 넘어 게임사의 근무환경을 세트장에 옮긴 사례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방영된 드라마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의 주인공 ‘서준희(정해인 분)’은 게임 아트디렉터로서 근무하며, 극중 등장하는 그의 일터는 판교에 위치한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의 건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이는 실제 사옥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 회사의 근무환경을 모티브로 세트장에 구현한 것으로 드라마의 흥행에 힘 입어 방영 이후 회사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높아지는 등 공간 알리기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넥슨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놀면뭐하니?’를 통해 자사의 컨퍼런스 공간인 ‘1994 홀’을 배경으로 프로젝트 그룹 ‘4FIRE’의 쇼케이스를 방송으로 선보이는 등 최근 드라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회사의 공간들을 소개해나가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드라마 및 영상 등 콘텐츠를 통해 회사가 소개될 경우 전파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공간을 보다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고 구성원들의 소속감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공간 브랜딩’의 사례는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