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49) 부천FC1995 감독은 자신만의 '낭만'을 가진 '로맨티시스트'였다.
부천FC1995는 23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28라운드 충남아산프로축구단과 맞대결을 펼쳐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 전까지 부천과 충남아산은 각각 리그 4위, 5위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한판 대결이었다.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영민 부천 감독은 의미 있는 말을 전했다. 이영민 감독은 "충남아산과 우리 부천은 재정적으로 그리 넉넉한 팀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두 팀과 안산, 김포 역시 충분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모든 팀이 재정적 지원을 누릴 수는 없다. 이 정도면 부천과 충남아산은 충분히 좋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어린 친구들을 지속적으로 키워내 스쿼드에 올리려 한다. 한 선수가 성장하면 이 선수를 보고 다른 선수들도 성장하게끔 해 3~4명의 좋은 선수가 자라나도록 하고 싶다. 이런 선수들을 키워 탄탄한 구단을 만들고 승격을 위한 바탕을 다질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모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외부 영입도 필요하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과 함께 도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충남아산과 치른 경기에서도 이영민 감독은 조현택을 비롯해 총 3명의 22세 이하 선수를 선발로 기용했다. 경기 종료 후 다시 만난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항상 적게는 2명, 많게는 3~4명 투입된다.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과 경쟁에서 이겨내고 출전한 것"이라며 득점을 기록한 조현택에 관해 "더 성장할 선수"라고 칭찬했다.
어린 자원들의 성장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영민 감독은 팀워크의 중요성도 이야기했다. 경기에 앞서 이 감독은 "아이러니하다. 저희 팀은 득점, 도움, 슈팅 수 등 공격적인 지표에서 20위 안에 올라 있는 선수는 한지호밖에 없다. 하지만 팀 도움은 17개다. 특정 선수한테 몰리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한 선수에게 공격 포인트가 몰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는 강팀과 맞설 때면 공격과 수비에 있어 조직적으로 움직일 것을 강조한다"라고 설명했다.
힘든 부분도 이야기했다. 이영민 감독은 "힘든 부분은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선수들이다. 한 선수를 키웠는데 자유계약으로 이적하면 손실이 크다. 선수와 구단 모두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젊은 선수를 육성해 승격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reccos23@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