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은 처음, 기대된다”…레전드 리베로&배구여제 드디어 뭉쳤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22 03: 38

V리그 여자부의 ‘리빙 레전드’ 김해란(38)과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34)이 마침내 한 팀에서 만났다. 어렵게 현역 연장을 결정한 김해란은 김연경과 함께 누빌 2022-2023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은 지난달 30일 보수 총액 1억6000만원(연봉 1억3000만원, 옵션 3000만원)에 2022-2023시즌 선수 등록을 완료했다. 2005년 V리그 출범과 함께 프로에 데뷔한 그의 18번째 시즌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김해란은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레전드 리베로로 군림하고 있다. 통산 14845수비(디그 성공+리시브 정확), 10154디그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이다. 남자부 레전드로 꼽히는 여오현(44·현대캐피탈)도 12835수비, 5127디그를 기록 중인 상황. 김해란을 한 번이라도 적으로 만난 공격수들은 하나 같이 “내가 공을 때리는 곳에 언니가 있다”라고 입을 모은다.

김연경(좌)과 김해란 / KOVO 제공

김해란은 “비시즌 재활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라고 근황을 전하며 “나이 때문에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지금까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지만 그래도 몸 상태와 후배들 때문에 생각이 많았다. 사실 은퇴는 30대가 되고 나서부터 준비한 건데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라고 웃었다.
프로 18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지난 6월 두 시즌 만에 흥국생명 복귀를 택하며 한솥밥을 먹게 됐기 때문이다. V리그 여자부의 두 레전드가 대표팀이 아닌 한 팀에서 뛰는 건 이번이 처음. 김연경은 지난 2020-2021시즌도 흥국생명에서 보냈지만 그 때는 김해란이 출산을 이유로 팀을 잠시 떠나 있었다. 김해란은 박미희 전 감독의 설득에 은퇴를 번복하고 2021-2022시즌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김연경과 함께하게 된 김해란은 “프로 팀에서 같이 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물론 대표팀 생활을 10년 같이 했지만 대표팀과 소속팀은 다르다”라며 “그러다 보니 맞춰야할 부분이 있고, 고참으로서 캡틴을 잘 따라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김)연경이와 함께 후배들을 많이 도와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흥국생명 김해란 / OSEN DB
권순찬 신임 감독과의 ‘케미’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김해란은 “감독님이 경상도 분이라서 뭔가 무뚝뚝한데 되게 많이 챙겨주신다. 나도 그런 스타일이라 비슷한 점이 많다”라며 “팀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의 하려는 의지도 크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그 동안 못 뛴 선수들이 대신 나오고 있는데 그들도 흥미를 느낀다. 감독님도 새로 오셔서 배구 스타일도 변했다”라고 달라진 흥국생명 분위기를 전했다.
김해란에게는 2년 전을 기점으로 멋진 배구선수가 돼야 할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 2020년 12월 태어난 아들 조하율 군이 바로 그 명분이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과 후의 책임감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김해란은 “늘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고, (조)하율이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아들이 이제는 조금 배구를 아는 것 같기도 하다. 리시브 동작을 가르쳐줬는데 ‘배구’라고 말하면 그 동작을 한다. 앞으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아프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해란은 오는 8월 13일 개막하는 순천 KOVO컵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16경기(58세트) 출전이 전부였기에 올해는 건강을 유지하며 후배들과 코트에서 꾸준히 호흡하는 게 목표다.
김해란은 “감독님 생각이 어떠신지 아직 모르지만 일단은 컵대회 복귀를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이제는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배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은 나이를 생각 안 하고 오로지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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