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상대로 답답했던 모습을 보이던 한국, 후반전은 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제압했다.
전반 39분 주 천제의 자책골로 앞서나간 한국은 후반 9분과 35분 권창훈(28), 조규성(24, 이상 김천)의 연속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중국과 역대전적 21승 1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대회 4연패를 향해 힘찬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사실상 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전 마지막 점검 무대다. 전반전 한국은 내려앉은 중국을 상대로 고전했다. 두터운 수비라인을 허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주 천제의 자책골이 터지기 전까지 말이다.
하지만 유럽 레벨로 눈을 돌려봐도 내려앉는 팀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빅클럽을 이끌며 널리 이름을 떨친 명장들도 종종 수비에 무게를 두는 팀을 만나 무승부 혹은 패배를 당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전방에서 높이와 힘을 이용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조규성이 그런 역할을 어느 정도 해줬다.
문제는 전반전 좌우 측면 윙포워드로 나섰던 나상호(26, 서울)와 엄원상(23, 울산)이 주목할만한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몇 번의 번뜩이는 돌파 장면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은 아니었다. 좁은 지역에서 연계 플레이로 뚫어내는 장면이 필요했지만, 아쉽게도 자주 나오지 않았다. K리그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대회에 참여한 여파가 보이는 경기였다.
후반전 한국의 공격력은 살아났다. 권창훈의 득점과 조규성의 깔끔한 골이 나왔다. 황의조 이외에 또 다른 공격 옵션을 보유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또한 벤투 감독은 후반전 5장의 교체카드를 사용, 송민규(23, 전북), 고영준(21, 포항), 강성진(19, 서울), 김문환(27)과 김진규(25, 이상 전북)를 투입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특히 고영준과 강성진은 이 경기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고영준은 역습 상황에서 조규성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는 결정적인 킬러 패스를 넣어주기도 했다. 소속 팀과 대표팀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송민규 역시 후반 측면에서 번뜩이는 플레이와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전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대표팀이지만, 선제 득점 이후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편 중국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24일 홍콩을 상대로 EAFF E-1 챔피언십 2차전 경기를 치른다. 홍콩은 앞서 19일 일본과 맞붙어 0-6으로 패배했다.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