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을 선언한 LG가 강원도 양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LG는 지난 시즌을 7위(24승 30패)로 마치며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LG는 조성원 전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조상현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LG의 레전드 조상현 감독이 팀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기대가 크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창원 LG는 17일부터 5박 6일의 일정으로 강원도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 외국선수 전력을 살핀 조상현 감독은 18일 귀국한 뒤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자마자 팀에 합류했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전지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랐다.
LG에는 아시아컵 국가대표에 차출된 선수가 없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프로농구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말이다. 허훈이 이명증에 걸렸을 때 이재도의 대체선발이 고려됐지만 결국 허훈이 대표팀에서 계속 뛰고 있다. 현재 LG는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돌아온 김준일과 윤원상(사타구니부상)이 재활훈련을 하고 있고 나머지 선수들은 전원 팀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LG는 2016년부터 양구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과거 LG의 전임감독들은 양구에서 산악구보훈련을 빼놓지 않았다. 극한의 상황에서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조상현호에서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산타기는 훈련메뉴에서 빠졌다. 대신 체육관 안에서 2대2, 3대3으로 소규모 전술훈련을 실시한 뒤 ‘셔틀런’이 진행됐다. 정해진 구간을 정해진 시간 안에 점점 빠르게 통과해야 하는 셔틀런을 하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왔다. 정희재가 가장 느리게 통과했지만 규정시간 안에는 들어왔다.
LG 선수들은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눠 강도 높은 팀훈련을 실시했다. 야간에는 빅맨, 포워드, 가드로 나눠 포지션별로 훈련이 세분화됐다. 3개의 코트에서 박유진 코치, 김동우 코치, 임재현 코치가 전문성을 살려 각자의 그룹을 지도했다. 김준일과 윤원상만 따로 훈련했다.
슛 하나도 허투루 쏘지 않았다. 스크리너와 패서의 도움으로 코너로 이동한 슈터가 공을 받아 수비수 앞에서 무빙슛을 쏘는 연습을 했다. 일정이상 슈팅 성공숫자를 채워야 훈련이 마무리됐다. 체육관 온도가 20도로 추울 정도였지만 단시간에 선수들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다.
조상현은 감독은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의 성과를 노트에 빠짐없이 기록했다. 코치진들과 소통을 통해 어떤 점이 부족한지 토론하는 시간도 빼놓지 않았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을 거둬 다소 주눅이 들어있다.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다. 관절에 무리가 가는 산악훈련보다는 체육관 안에서 실질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잘 따라오고 있다”고 평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훈련내용에 대한 평가가 좋다. LG 입단 8년차를 맞은 가드 한상혁은 “조상현 감독님이 이 훈련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잘 해주신다. 예전에는 선수들이 무작정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반겼다.
LG는 ‘리바운드왕’ 아셈 마레이와 재계약을 마쳤고, 득점력이 좋은 NBA출신 외국선수와도 조만간 공식적으로 계약을 발표한다. 필리핀 선수 저스틴 구탕은 8월초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LG는 조상현 감독이 원하는 퍼즐이 모두 맞춰진 채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