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53)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이름 동아시안컵)에서 참혹한 성적을 거둔다면 해임론에 휩싸일 수 있단 시각이다.
일본의 ‘히가시 스포 웹’은 17일 “자국에서 열리는 E-1 챔피언십에서 모리야스 감독이 기대 이하의 결과를 가져오면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국내파로만 꾸려진 A대표팀을 이끌고 오는 1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E-1 챔피언십에 나선다.
일본은 19일 홍콩과 개막전을 시작으로 24일 중국, 27일 한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대회는 보통 12월에 개최된다. 그러나 지난해 열려야 했던 E-1 챔피언십이 코로나19로 연기됨에 따라 올해 7월에 열린다.
개최국 일본은 2013년 이후 첫 우승을 노린다. 2003년 시작해 2019년까지 총 8차례 열린 E-1 챔피언십에서 일본은 우승 1회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총 5차례 남자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최근 3차례 대회(2015, 2017, 2019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4연패를 노린다. 과거 자국에서 열렸던 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정상을 차지한 적 없는 일본은 이번엔 원하는 결과를 얻겠단 각오다.
우승 유무와 더불어 모리야스 감독의 향후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일본 내 관심도가 상당한 분위기다.
과거 동아시안컵 결과는 감독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0년 2월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일본을 이끌고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당시 대회 개최국이었던 일본은 한일전(1-3 패)에서 지고 최종 성적 3위에 그치면서 오카다 감독의 해임론이 급부상했다. 경질은 되지 않았다. 오카다 감독 체제의 일본은 그해 6월 열린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엔 오르지 못했다.
2017년 12월엔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 체제의 일본이 한국에 1-4로 완패했다. 당시에도 개최국이었던 일본은 정상 자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는 이듬해 4월 할리호지치 감독이 해임되는 계기가 됐다.
동아시안컵은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전 일본이 임하는 마지막 국제대회다. ‘히가시 스포 웹’에 따르면 J리그 한 관계자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모리야스 감독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마지막 경기가 한국과 일전이다. 확실히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모리야스 감독의 지난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선발 구성, 경기 방식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있다. 이런 가운데 홈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를 가져오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히가시 스포 웹’은 "월드컵 개막이 곧이다. 일본축구협회는 '월드컵 전까지 감독 교체는 없다'고 밝혔지만 팬들의 신뢰가 떨어지면 월드컵에 임하는 일본 팀 지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이 한국과 경기에서 참패하면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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