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와 팀 K리그의 경기.
이날 서울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럼에도 수많은 팬들이 폭우를 뚫고 경기장을 찾았다.
킥오프를 앞두고 다행히 빗줄기도 가늘어졌다.
이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서 첫 경기를 펼치는 ‘쏘니’ 손흥민의 모습만이 남았다.
그런데 전광판을 통해 전해진 토트넘 선발 명단에 손흥민이 없었다.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주전 선수들도 벤치 대기. 선발 선수 한 명 한 명에 환호성을 보내던 팬들도 잠시 침묵에 빠졌다.
시작과 함께 손흥민, 케인 이른바 ‘손케 듀오’를 볼 수 없지만 교체 투입을 기대하며 경기는 시작됐다.
전반 10여 분을 남기고 손흥민이 몸을 풀기 위해 벤치를 나서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4천여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하프타임에도 손흥민은 케인과 패스를 주고받고 슈팅 연습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케인과 달리 손흥민은 벤치에서 목을 축일 뿐이었다.
‘설마’하는 생각과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건까지 떠오르는 상황. 의아함 속에 후반이 시작됐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후반 3분 손흥민이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 투입돼 피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배려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되면 누가 들어가는지 모르는 팬들도 있기에 한국에서 열리는 프리 시즌인 만큼 후반에 교체해 손흥민에 응원을 더 받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을 선발로 쓰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훈련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후반에 투입해 더 즐거운 상황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콘테 감독의 바람대로 손흥민은 멀티골로 화답했다. 그리고 상암벌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 역시 특별히 신경을 써준 콘테 감독의 배려에 감사함을 전했다.
콘테 감독이 손흥민을 얼만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던 이날의 경기였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