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포증’은 옛말이다. 한국농구가 중국을 압도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2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숙적 중국을 93-81로 격파했다. 첫 승을 신고한 한국은 14일 오후 5시 대만을 상대로 2차전에 나선다.
중국이 핵심선수 궈아이룬과 저우치, 왕저린이 코로나 감염사태로 결장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주전들이 나왔다. 한국도 이승현과 김선형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최정예끼리 정면대결에서 한국이 중국을 이렇게 압도한 것은 한국농구 역사상 흔치 않은 쾌거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중국전 역대 상대전적 15승 34패로 여전히 절대 열세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최근 5차례 맞대결에서는 한국이 3승 2패로 오히려 앞선다. 현재 한국대표팀은 평균신장 196.3cm로 역대최장신을 자랑한다. 과거처럼 중국의 높이에 무기력하다 당하는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라건아는 25점, 14리바운드로 중국 골밑을 압도했다. 강상재는 쐐기 3점포를 포함해 11분간 13점을 쏟아냈다. 허훈은 15점, 6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가드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얻어낸 바스켓카운트가 인상적이었다.
주장 이대성은 11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개의 턴오버가 옥에 티였다. 경기 후 이대성은 “건아가 워낙 잘해줬다. 중국 선수들이 건아를 확실히 무서워하더라”며 단짝인 라건아를 칭찬했다.
라건아는 이대성의 말을 전하자 “팀원들 모두가 잘해서 거둔 승리였다. 중국 선수들이 날 무서워했는지는 모르겠다. 중국선수들에게 물어보라”며 농담을 했다.
이대성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후 중국과 세 번 붙어서 모두 이긴 ‘중국 킬러’다. 2017년 동아시아농구 4강전에서 한국이 106-104로 중국을 이겼다. 2018 월드컵 예선에서도 한국이 중국을 82-74로 잡았다. 역사의 현장에 모두 이대성이 뛰었다.
이대성은 “제 국대 커리어에 중국전은 3전 3승이다. 미끄러지지만 않았으면 3골은 더 넣는건데 스티커를 밟고 넘어졌다”며 아쉬워했다.
농구대표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다. 한국은 대만(14일), 바레인(16일)과 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8강전은 레바논 또는 시리아가 유력하다. 이대성은 “우리가 중국에게 월등하다고 느꼈다. 남은 경기도 잘하고 가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