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부리그의 르브론 제임스가 나타났다.
초당대는 13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제38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남자대학 2부’ 첫 경기서 목포대를 110-66으로 대파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초당대는 1쿼터부터 29점을 몰아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목포대를 제압했다. 중심에 김예준(사회복지상담학과2)이 있었다. 김예준은 3쿼터까지 28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4쿼터가 끝나자 그의 최종기록은 33점, 15리바운드, 13어시스트, 4스틸, 1블록슛이었다. 2점슛 시도 9개 중 하나만 놓쳤고, 3점슛 시도 13개 중 5개를 성공했다. 그야말로 2부리그의 르브론 제임스였다.
물론 상대적인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 2부리그에서 190cm만 넘어도 장신자로 분류된다. 송도고에서 가드를 봤던 186cm인 김예준이 초당대서 4번까지 소화하고 있다. 1부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김예준의 기량은 인상적이었다. 33점 중 16점을 속공으로 해결했고, 3점슛으로 15점을 보탰다. 내외곽에서 고르게 득점하고 동료를 살릴 줄도 안다. 어느 수준의 리그에서든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경기 후 만난 김예준은 “오늘 운이 좋아서 트리플더블을 했다.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다. 형들이 저를 잘 밀어주셨다. (손)상훈(24점, 15어시스트)이가 패스를 잘 뿌려줘서 잘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예준은 ‘가드의 산실’인 송도고출신으로 김선형의 후배다. 그는 “송도에서 기본기부터 자유롭게 훈련을 했다. 중3때와 고1때 왼쪽 발목을 수술해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고3 때는 코로나로 대회가 없었다. 대학에 와서 빅맨들도 수비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부리그에서 뛰는 어려움은 없을까. 그는 “초당대에 처음 와서 적응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다. 아무래도 1부리그보다 운동량이 적어 체력적인 부분에서 떨어진다. 2부에서는 공부에 중점을 두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개인운동으로 많이 보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초당대출신 원지승이 2군 드래프트서 1순위로 뽑혀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김예준도 프로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아직 프로에 대한 꿈이 있다. 초당대에서도 프로에 가신 선배분들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생활해서 영어를 잘 쓸 수 있는 통역사도 장래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대회서 아마 울산대와 우승을 다툴 것 같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