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가 저랑 성격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털털하고 상남자다운 면이 있으시다.”
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흥국생명)과 흥국생명 권순찬 신임 감독이 벌써부터 이심전심 찰떡 케미를 뽐내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8일 홍천종합체육관에서 복귀 인터뷰를 갖고 권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이 부산 사나이라고 말씀하셨다. 털털하고 상남자다운 면이 있어서 이야기를 확고하게 해주신다. 아닌 건 아니고, 맞는 건 맞다”라며 “나로서는 그게 편하다. 추구하는 배구 또한 확고하셔서 잘 따라가기만 하면 이전과는 다른 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달 21일 V리그 여자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원, 옵션 2.5억원)에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2021-2022시즌을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김연경은 고심 끝에 해외 진출이 아닌 2020-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에 국내 복귀를 택했다.
2년 전 절대 1강이었던 흥국생명은 현재 리빌딩 중인 언더독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박미희 감독이 주도하는 세대교체 아래 10승 23패(승점 31) 6위라는 성장통을 겪었고, 2022-2023시즌에 앞서 리빌딩 기조를 이을 적임자로 권순찬 감독을 낙점했다.
흥국생명의 스토브리그 전력 보강은 내부 FA 김다솔 단속이 전부였던 상황. 그러나 컵대회를 약 두 달 앞두고 김연경이라는 천군만마가 합류하며 다시 한 번 명가 재건을 향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천에서 만난 권 감독은 “(김연경은) 내가 굳이 이야기를 안 해도 월드 클래스라서 후배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배울 점이 많은 것 같고, 자기 관리를 혼자서 엄청 잘한다. 그래서 딱히 걱정할 게 없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후배들이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김연경 효과를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권 감독이 김연경과 함께 훈련한 시간은 고작 4일. 그러나 그 짧은 기간 동안 감독과 선수가 서로의 성향을 완벽히 파악했다. 권 감독은 김연경이 권 감독을 상남자 터프가이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는 말에 “(김)연경이도 나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터프하다. 원래 말 안 해도 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권 감독과 김연경이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도 일치한다. 김연경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현재 세계 배구 흐름이 스피드를 추구한다. 브라질,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빠른 배구를 한다. 앞으로 한국 배구도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을 하려면 그런 배구를 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권 감독도 “우리는 앞으로 스피드하게 가려고 한다”라고 운을 떼며 “리시브가 조금 떨어져도 스피드를 밀고 있다. 물론 아직 적응이 안 돼서 빠르게 움직이는 배구가 익숙하지 않지만 향후 몰빵 배구가 아닌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는 스피드 배구를 하는 게 목표다”라고 지휘 방향을 밝혔다.
권 감독은 과거 남자부 KB손해보험 사령탑 시절 고민에 빠진 선수에게 소주 한 잔을 건네며 선수단 화합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여기에 김연경 역시 국가대표 주장을 오랫동안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선수다. 상남자 사령탑과 배구여제가 이끌 새로운 핑크스파이더스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