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방향이 있어서 국내로 돌아왔다.”
‘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은 8일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 여자프로배구 홍천 서머매치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있다. 그런 방향을 고려해 국내 복귀를 택했다”라고 2시즌 만에 흥국생명과 계약한 이유를 전했다.
김연경은 “은퇴를 어느 정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 여전히 빅리그에서 콜이 오고 있고,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도 컸는데 앞으로의 방향 때문에 V리그로 돌아오는 결정을 했다”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008-2009시즌을 끝으로 V리그를 떠났던 김연경은 오랜 해외생활을 마무리하고 2020-2021시즌 전격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이후 다시 중국 상하이로 떠나 2021-2022시즌을 보낸 뒤 지난달 여자부 최고 대우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원, 옵션 2.5억원)에 친정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당초 김연경의 거취와 관련한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다가오는 2022-2023시즌 다시 해외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거나 2020-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에 V리그 여자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올 경우 무조건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2020-2021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보낸 뒤 중국 상하이로 떠날 때 임의탈퇴선수로 묶였기 때문. 국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흥국생명 소속으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했다.
국내 복귀를 택하며 김연경은 이제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자유의 몸이 된다. 그리고 이 역시 국내 복귀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해외 처음에 나갈 때 6년이라는 시간을 꼭 채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흥국생명 팀과의 이야기도 있었고 또 내가 지키고 싶었다”라며 “이번 시즌 뛰면 FA 되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다.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FA와 김연경이 앞서 언급한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김연경은 “앞일을 어떻게 아나요”라고 농담하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지만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 천천히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어쨌든 배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건 맞다. 좋게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단은 복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김연경은 “한국에 와서 제일 좋은 건 내 집에서 자고 먹는 것이다. 또 가족, 친구와 가깝게 있는 게 좋다”라며 “2년 전에는 팬들과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많은 팬들 앞에서 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기대되고 설렌다. 홈구장 꽉 채워주시면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연경은 컨디션 문제로 이번 서머매치는 출전이 불발됐다. 오는 8월 13일부터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 KOVO컵 프로배구대회부터 코트를 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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