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가 없는 기어박스”, 르노 하이브리드(XM3)는 다르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2.07.08 12: 08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향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우선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이 무르익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포뮬러1에서 다져진 하이브리드 기술력의 자신감도 이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르노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CEO)는 7일, 르노코리아자동차 중앙연구소 디자인센터(경기 용인시)에서 연 (사)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르노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마디로 ‘클러치가 없는 기어박스’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르노그룹이 F1 경주차에 먼저 적용해 효과를 인증 받았고, 같은 원리의 기술이 양산차에도 도입됐다. 우리나라에 10월 출시 예정인 XM3 하이브리드(XM3 E-TECH)에 이 시스템이 들어간다. 
XM3 하이브리드는 우리나라의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르노 뉴 아르카나’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 유럽 시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4월 한달 간 1만 1,939대를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고, 영국 온라인 자동차 판매 사이트인 오토 트레이더(Auto Trader)가 6월 발표한 2022년 뉴 카 어워즈(New Car Awards 2022)에서 ‘최고의 하이브리드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자들은 르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왜 특별한 지 잘 모른다.
드블레즈 대표는 “사실 르노그룹의 하이브리드 연구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에는 대규모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도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개발 초창기에는 기술 자체의 복잡성과 난이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르노그룹은 ‘클러치 없는 기어박스 시스템’에서 답을 찾았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리더격인 토요타자동차는 CVT(무단변속) 미션을 쓴다.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라는, 성격이 다른 출력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CVT가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CVT도 단점은 있다. 드블레즈 대표는 “CVT가 부드러운 변속은 하지만 가속 시 ‘웽’하고 올라오는 소음은 우리의 청각에 불편한 경험을 안긴다. 실제 파워트레인이 내는 출력은 충분하지만 왠지 억지로 쥐어짜내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고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르노그룹이 개발한 기술이 바로 클러치 없는 기어박스, 즉 ‘멀티모드 도그 기어박스’다. 르노그룹은 이 기술로 여러 개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도그 클러치라고도 하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또 있다. 드블레즈 대표는 “F1에서도 통하는 하이브리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의 정확한 파워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 클러치를 없애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함으로써 이 난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클러치 없는 기어박스’는 의외의 소득도 안겼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같은 구동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차에서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충전시스템만 장착하면 변신이 가능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르노 하이브리드의 운동질감을 순수 전기차의 그것과 유사하게 인식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드블레즈 대표는 “르노 하이브리드차로 도심을 운행하면 운전자는 순수 전기차를 모는 것으로 느낄 것이다. 도심 운행시 전기모터로만 75% 수준의 운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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