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FC호날두가 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맨유를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알려지자 한 언론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반겼다.
'더 타임즈'를 비롯한 'BBC', '디 애슬레틱' 등 영국 언론들은 3일(한국시간) 호날두가 이번 여름 만족스런 제안이 있을 경우 맨유를 떠나게 해달라는 충격적인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에서 친정팀에 합류한 지 1년 만이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18골을 넣었다.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강력한 득점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호날두라는 브랜드는 엄청났다. 그런 면에서 호날두와 결별 가능성은 맨유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영국 '가디언'은 '호날두의 퇴장은 아프겠지만 이제 맨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재건을 위하는 맨유에게는 호날두와 결별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칼럼은 쓴 조너선 윌슨 기자는 "2000만 파운드(약 313억 원)의 이적료와 주급 50만 파운드(약 8억 원)가 투입된 호날두의 복귀는 실패했다"면서 "호날두를 제거하는 것 또한 맨유를 재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호날두가 떠난다면 맨유는 예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새 감독의 철학을 더 쉽게 강요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분명 안도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클래식한 아약스 감독이고 압박 축구를 한다. 지난 시즌 센터백을 제외하고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압박을 시도했던 호날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대 축구를 하고 싶은 어떤 감독도 호날두를 수용할 수 없다. 좀더 반응에 민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나 스타를 잘 다루는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스 안첼로티 같은 감독이라면 호날두로부터 뭔가 얻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물론 시메오네 감독의 자기 희생 요구가 곧 문제를 일으키겠지만. 어쨌든 압박을 원하는 감독은 그럴 수 없다"고 호날두의 단점을 지적했다.
윌슨 기자는 "하지만 그것은 단지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호날두는 너무 커서 그가 어떤 클럽도 다 왜소하게 만든다. 심지어 맨유도 FC호날두가 됐다. 모든 것이 호날두에게 의존하게 됐다"고 호날두 존재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칼럼에 따르면 지난 시즌 체형 훈련은 호날두가 지루하다고 생각하자 그만뒀다. 주장 자리를 놓고 해리 매과이어와 충돌했고 맨체스터 더비에 출전하지 못하자 치료를 핑계 삼아 포르투갈로 날아가 버리기도 했다. 호날두가 없었지만 오히려 팀보다 호날두 이야기로 가득했다.
윌슨은 "그가 뛰는 어떤 구단이든 건강하지 못한 의존성을 키운다. 그는 뛰어난 골잡이라 그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장점을 살려 플레이 해야 한다. 문제는 결국 일반적인 경기 패턴을 훼손하고 팀 지배력을 주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워진다. 그런 면이 예측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호날두의 골 개입은 맨유를 지난 시즌 더 나쁜 결과를 만들지 않도록 했을지 모르지만 호날두가 없었다면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에 윌슨은 "호날두가 떠날 때가 되면 항상 문제가 불거진다. 어색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해결책의 일부"라면서 "텐 하흐 감독에게 긍정적인 것은 이런 움직임이 호날두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감독이 책임질 결정이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가능한 신속하고 깨끗하게 휴식을 마치는 것이다. 그래서 늙고 시대 착오적인 아이콘의 복잡함 없이 새로운 시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맨유 구단의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