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가 1년만에 또 우승에 성공했다. 작년 6월 27일 끝난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처음으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정규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리더니 딱 1년이 지나자마자 우승컵 하나를 더 챙겼다. 임진희는 "여름이 생일이라 선물을 하나씩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3일 오후 끝난 KLPGA 투어 2022 시즌 13번째 대회 ‘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67-69-69)의 성적으로 2위 윤이나를 2타차로 따돌렸다.
1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용평 버치힐 골프클럽(파72/6,434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임진희는 1라운드 공동선두를 시작으로 사흘 내내 한번도 선두를 내 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도 일궈냈다.
임진희와 신인 윤이나, 그리고 박결이 짝을 이룬 챔피언조는 그러나 전반 9개홀까지만 해도 지루한 탐색전을 이어갔다. 임진희는 1번홀에서만 버디를 잡아낸 뒤 9번홀까지 파행진만 했고, 윤이나는 불안한 티샷탓에 파5 3번홀 더블 보기 후 8번홀까지 파를 계속 적어나갔다. 박결 또한 전반 9개홀을 버디 2개, 보기 2개로 소득없이 마쳤다.
임진희의 무난한 흐름이 예상됐던 경기는 그러나 윤이나가 파4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시원한 장타를 뽐내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보여주고 있는 윤이나가 신들린 경기를 펼쳐나갔기 때문이다. 중반들어 티샷에서의 욕심을 줄이면서 3, 4미터 짜리 퍼트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9번홀부터 4연속 버디에 성공하면서 “이 승부 모른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
그러나 임진희의 저력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윤이나가 버디를 하면 임진희도 버디로 맞서며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임진희는 "윤이나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왔다. 이대로 끌려가다간 안되겠다 싶어서 공격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상황이 파5 18번홀에서 벌어졌다. 임진희가 10언더파, 윤이나가 8언더파로 2타차 1,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윤이나는 장타력을 십분 활용해 투온에 성공했고, 7.2미터 이글 퍼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자 임진희도 질세라 세 번째 샷으로 1미터 짜리 버디 퍼트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임진희의 강심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임진희는 버디에 성공했고, 윤이나는 이글에 실패해 승부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임진희는 SBS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첫 날부터 선두로 나서서 마지막까지 우승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사실은 지난 주 대회에서 좋은 결실을 보지 못했던 게 많이 아쉬웠다. 내가 괜한 욕심을 부려서 그랬나 싶었고, 이번 대회는 욕심없이 임했더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작년 첫 우승 때는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행운이 깃들어 했던 것 같고, 오늘 우승은 노력이 하나하나 쌓여 이뤄진 것 같다.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한 시즌 2승과 상금 7억 원 벌기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