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인턴기자]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31, 포항 스틸러스)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동해안 더비에서말이다.
김승대는 지난 2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울산과 동해안 더비에서 복귀 멀티 골을 터트리며 포항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김승대는 지난 3월 팬들의 기대 속에 친정팀 포항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일까. 김승대의 침묵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그는 올 시즌 8경기에 나섰지만,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90분 풀타임 소화 역시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김승대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화려하게 복귀를 알렸다. 리그 선두 울산의 높은 수비 라인은 김승대의 먹잇감으로 제격이었다.
김승대는 이날 두 번이나 멋진 역습에 방점을 찍으며 포항에 승리를 선물했다. 이로써 김승대는 지난 2019년 5월 울산전 이후 처음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고 골 맛을 보게 됐다.
김승대는 이날 전반 15분 울산 뒷공간을 완전히 허물어뜨린 고영준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산의 반격이 거세지던 후반 8분 김승대가 또 한 번 불을 뿜었다. 그는 허용준이 우측에서 올려준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대 골망을 흔들며 점수 차를 두 골로 벌렸다.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은 돌아온 김승대의 맹활약에 열광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승대는 "복귀한 지 며칠 안 돼서 컨디션 걱정이 많았는데 김기동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주셨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다. 측면 공격수라고 생각하지 말고 중앙에서 편하게 움직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덕분에 두 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복귀골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승대는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부상 복귀 후 몸상태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두려움과 걱정이 반반이었는데 고통이 올 때까지 뛰자고 각오했고 그렇게 뛰었다. 그러다 보니 수비 가담 과정에서 거친 플레이도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 몫을 다한 김승대는 후반 30분 정재희와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그는 "사실 감독님과 전반전만 뛰기로 약속했는데 전반전도 제대로 못 뛸 거라 생각했다. 훈련한 지 5일도 되지 않아서 근육이 받쳐줄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뛰다 보니 몸이 반응을 했는지 뛸 만해서 더 뛰겠다고 말씀드렸다. 후반에 20분 정도 더 뛰니 몸에 한계가 와서 교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은 고통스러울 때까지 뛴 김승대 덕분에 지난 3월 동해안 더비 패배를 설욕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 당시 포항은 울산 원정에서 0-2로 무릎 꿇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울산의 혼을 쏙 빼놓으며 지난 패배를 그대로 되갚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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