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자축구 사상 두 번째 성전환 축구 선수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카'는 테라사에서 뛰던 발렌티나 베르가 트랜스포비아 때문에 29세의 나이에 축구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트랜스포비아는 트랜스젠더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태도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베르는 29일 자신의 SNS(인스타그램)를 통해 "언론에서는 내가 진짜 여자가 아니라 '라커룸에서 여자인 척 하는 남자'라고 표현했다"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베르는 알바 팔라시오스에 이어 스페인 두 번째 성전환 축구선수였다.
베르는 "오늘은 아주 이상한 날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일이고 지난 몇 달 동안 고민해야 했다"면서 "국제 성소수자의 날(LGTBI+ 프라이드 데이)에 나는 축구 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과 경기 후 공포와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기관, 언론 소통,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 헌신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트랜스 여성에 대한 증오와 구조적 폭력을 4년 간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베르는 라디오 '에스타디오 노체'에 출연,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이 아니라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것은 4년 동안 지속됐다"고 말했고 '온다 세로'에서는 "내게 인터넷을 통해 벌어진 괴롭힘은 엄청났다. 트랜스 여성이기 때문에 당하는 학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길거리에서 당하는 폭행과 같다"고 표현했다.
또 베르는 '엘 라게로'와 인터뷰에서는 "내가 겪은 공격으로 정신 건강이 악화돼 떠나게 됐다"고 은퇴 심경을 밝혔고 '카데나 세르'에서는 "트랜스 여성으로 의심이 되면 다른 사람들은 경험하지 않아도 될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