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컵 제패를 노리는 한국농구를 라이벌팀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오는 7월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하는 ‘FIBA 아시아컵 2022’에 출전한다. 병역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대회지만 아시아 최강의 명예가 걸려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한국은 지난 2월 필리핀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불참했다. 이에 FIBA는 한국의 농구월드컵 참가자격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한동안 A매치가 없는 한국 입장에서 아시아컵은 국제무대서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소중한 대회다.
한국은 지난 6월 안양에서 개최한 두 차례 평가전에 필리핀대표팀을 초청해 2승(96-92, 106-102)을 거뒀다. 하지만 필리핀은 엄밀히 말해 대학생위주 1.5군이었다. 필리핀 1진들은 현재 PBA컵에서 각팀 주축선수로 뛰느라 한국과 평가전에 대거 불참했다.
촛 레예스(59) 필리핀 대표팀 감독 역시 필리핀프로농구(PBA) TNT팀 감독직을 겸임하고 있어 한국과 평가전에 결장했다. 대신 네나드 부치니크 필리핀농구협회 고문이 임시로 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다.
OSEN은 29일 마닐라 스마트 아라네타 콜로세움에서 개최된 ‘2022-23시즌 필리핀 PBA컵’ 경기를 취재했다. 레예스 감독을 만나 필리핀 대표팀 운영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잡았다.
최근 한국-필리핀전 평가를 부탁했다. 레예스는 “한국의 전력이 강해보이지 않았다. 주전가드(김선형)가 다쳐서 못 나오지 않았나? 한국이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필리핀 선수들도 대학생 위주였지만 아주 잘싸웠다”고 분석했다.
개인기가 월등한 선수가 많은 필리핀은 아시아쿼터를 통해 KBL에도 다수의 선수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필리핀대표팀에서 뛴 선수들 중 다수가 KBL팀과 계약했고, 앞으로 계약할 예정이다. 한국대표팀이 과거에 비해 신장은 커졌지만, 가드와 외곽수비에서는 여전히 큰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대표팀 주축가드인 허웅과 허훈도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내년 농구월드컵 개최를 앞둔 필리핀은 더 강해질 준비를 마쳤다. NBA ‘올해의 식스맨’ 출신 조던 클락슨(30, 유타 재즈)과 'NCAA 챔피언' 캔자스대학출신의 식스맨가드 레미 마틴(24)을 자국 선수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필리핀은 기존 귀화선수까지 두 명이 동시에 코트에 설 수 있다.
레예스 감독은 “조던 클락슨이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레미 마틴도 마찬가지다. 계속 연락을 취하며 필리핀 여권을 갖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필리핀은 농구가 국기다. 내년 월드컵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크다. 레예스 감독은 “국민들의 성원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홈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