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8)가 4년만에 우승한을 풀었다.
전인지는 한국시간 27일 새벽,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CC(파72/6,894야드)에서 끝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약 116억 6,000만원, 우승상금 135만 달러=약 17억 5,000만 원)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64-69-75-75)의 성적으로 우승했다.
종전 우승이 2018년 10월의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었으니 3년 8개월만에 맛보는 우승의 쾌감이다.
이날 승리로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 통산 우승 기록을 ‘4’로 늘렸다. 특이하게도 4승 중 3승이 메이저대회에 올린 승수이다. 2015년 US 여자오픈에서 비회원 자격으로 우승해 세계 여자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2016년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또 우승하며 메이저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전인지의 ‘메이저퀸’ 면모는 한층 굳어졌다.
전인지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에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때도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했다. 차이가 있다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공동선두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공동선두를 허용하지 않은 ‘단독 선두 와이어투와이어’ 였다.
한국 선수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전인지가 5번 째다. 박세리(1998, 2002, 2006), 박인비(2013, 2014, 2015), 박성현(2018), 김세영(2020)이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우승 횟수로 따지면 전인지는 9번째다.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은 초반 독주였다. 전인지는 24일 대회 1라운드가 끝났을 때 성적이 8언더파였고, 2위 그룹과 무려 5타차가 나는 압도적 선두였다. 2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2위와 6타차로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대회가 3, 4라운드로 가면서 전인지도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4라운드 성적이 64-69-75-75타로 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7일의 최종라운드에서는 한 때 선두를 빼앗기기도 했다. 전반 9개홀에서 4개의 보기를 적어낸 게 원인이었다. 그 사이 미국의 렉시 톰슨이 맹추격해 한 때 선두가 뒤집히기도 했다.
그러나 전인지는 후반 9개홀을 버디 2개, 보기 1로 선방하면서 최종합계 5언더파를 지켜냈다. 11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1개로 전인지를 강하게 압박했던 렉시 톰슨은 12번부터 17번홀까지 보기 4개 버디 1개로 흔들리면서 우승까지 내달리지는 못했다. 호주의 이민지가 렉시 톰슨과 함께 4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는 우승 인터뷰에서 “전반에 내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고,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오간 것 같다. 지난 4년 동안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 스폰서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이 너무 강하게 있다보니까 압박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공백이 길었던 사실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인 전인지는 “팬분들 얘기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사실 나도 마음적으로 힘들다보니까 팬들하고 더 많은 소통도 할 수 있었는데, 응원조차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너무 감사해야 하는 건데.... 내가 많이 부족했는데도 끝까지 포기 안 하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플라잉 덤보' 팬카페 여러분들께 깊이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