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의 ‘민지 천하’는 올해도 계속될 것인가? 지금 추세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여겨진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견고해진 모습이다.
박민지(24, NH투자증권)가 2022시즌 열두 번째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도 품에 안았다. KLPGA투어 개인통산 13승째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 한 지 딱 2주만에 또 우승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3승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에만 6승을 몰아친 그 기세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지난 주 한국 여자오픈에선 3위를 했다.
올해 경기력은 작년보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작년은 상반기에만 6승을 몰아 올리고, 하반기에서는 우승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매 대회가 다 우승권이다. 경기 흐름을 능동적으로 끌고 가는 여유마저 보이고 있다.
26일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6,610(본선 6,508)야드)에서 펼쳐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라운드는 결정적인 순간에 더욱 강해지는 박민지의 경기 운용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박민지는 26일의 최종라운드에서 박지영과 연장 승부를 펼쳐 연장 1회전에서 버디를 낚아 우승했다. 경기는 6번홀 이후 박민지가 이상하게 꼬이고, 박지영이 맹렬히 추격하는 구도였다. 보통 그런 흐름이면 추격자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박민지는 연장 승부에서 결정타를 놓치지 않았다. 작년보다 더 강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5번홀까지만 해도 박민지의 우승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3번홀을 제외한 4개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2위와 4타차까지 벌려 놓았기 때문에 박민지의 압도적인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6번홀 이후의 플레이는 지독히도 풀리지 않았다. 충분히 들어가야할 퍼트가 조금씩 비껴갔다. 급기야 파3 16번홀에서는 2.2미터 파퍼트가 홀컵을 외면했다. 16번홀 보기는 결과적으로 박지영과의 연장전을 불렀다.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박지영은 박민지의 상승세가 꺾인 후부터 오히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8, 9번홀 연속 버디로 박민지를 추격했고, 파4 15번홀 버디로 1타차까지 추격했다. 때마침, 박민지가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둘은 공동 선두가 됐다.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1차전 승부에서도 버디 퍼트를 앞둔 상황은 박민지가 불리했다. 박지영의 공이 홀컵과 더 가까웠다.
그러나 박민지에게는 결정적일 때 더 강해지는 괴력이 있었다. 더 먼 곳에서 시도한 박민지의 버디 퍼트가 홀컵에 떨어진 반면, 박지영의 버디 퍼트는 홀컵을 벗어났다.
둘의 정규 라운드 최종합계는 12언더파 204타(64-70-70)였다.
우승 후 SBS골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박민지는 “연장전에서 내 공이 더 먼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못 넣으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갤러리의 응원으로 힘을 얻는다는 박민지는 “작년의 6승은 갤러리가 없을 때 올린 성적이다. 지금은 갤러리의 응원이 있으니 더 힘이 나고 감사하다. 갤러리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니 나도 즐겁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