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버드' 김준태(27, 경북체육회)가 세계 톱 10에서 사라진 한국 3쿠션 당구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5월 호찌민 월드컵이 끝난 후 발표된 세계캐롬연맹(UMB) 랭킹에서 톱 10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계 6위 김행직(전남)이 호찌민서 8강 진출이 좌절돼 13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행직과 함께 허정한(경남, 세계 14위)이 월드컵 본선 시드권을 지켰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세계 대회가 무산된 가운데 세계 최고 인프라를 가진 한국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약진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오히려 유럽 당구가 더욱 강화된 느낌이다.
이런 가운데 김준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준태는 최근 8개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대륙선수권에서 쌓은 포인트를 합산해 산정하는 세계랭킹이 17위에서 오히려 16위로 한계단 상승했기 때문이다. 김준태는 호찌민 대회 4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8강에서 김행직을 꺾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준태의 세계랭킹이 주목 받는 이유는 기복 없는 꾸준한 성적이 뒤받침됐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상위 40위 이내 선수 중 세계선수권과 대륙 선수권 랭킹포인트가 모두 없는 선수가 바로 김준태다. 월드컵은 누구나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지만 세계선수권은 세계랭킹 상위 17명과 각 국가에서 선발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김준태는 세계주니어선수권 준우승에 오르며 10대 때부터 차세대 유망주로 손꼽혔다. 하지만 김행직,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 세계 19위)의 그늘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2018년 12월 군 제대 후 더욱 성숙된 당구를 선보이고 있다. 우승은 없지만 큰 기복 없이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준태가 세계 톱10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선수권 포인트가 필요하다. 세계선수권은 출전 만으로도 월드컵 본선과 같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은 오는 11월 동해에서 열린다.
김준태가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오는 8월 열리는 서울월드컵이 중요하다. 2019 구리 월드컵 때 3위 포인트(36점)가 빠지는 만큼 최소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세계선수권 출전 시드권을 유지할 수 있다.
김준태는 지난주 가진 소속팀 경북체육회 전지훈련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초구에 하이런 25점(https://www.youtube.com/watch?v=SRBwkFvL4Y4)을 기록하는 등 7이닝 만에 상대를 제압해 탄성을 자아냈다. 훈련기간 치른 실전 경기에서 2점대 애버리지를 기록했다.
오는 7월 20일 전북 정읍에서 열리는 전국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김준태는 "이번 전지 훈련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지금까지도 나쁘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해 7월 정읍 전국대회와 8월 서울월드컵, 나아가 11월 동해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으로 세계 톱10에 진입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