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의 선택은 친정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복귀였다. 단장과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미국 귀국 후 첫 만남에서 화끈하게 사인하며 좋은 분위기 속에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흥국생명 구단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경과 V리그 여자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원, 옵션 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연경은 미국 개인 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말 국내로 귀국해 개인 정비 시간을 갖고 있었다. 2021-2022시즌을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그는 시즌을 마치고 몸을 만들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두 달 가까이 개인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김연경의 거취와 관련한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다가오는 2022-2023시즌 다시 해외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거나 2020-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에 V리그 여자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올 경우 무조건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2020-2021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보낸 뒤 중국 상하이로 떠날 때 임의탈퇴선수로 묶였기 때문. 국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흥국생명 소속으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했다.
아울러 V리그는 2022-2023시즌을 뛰려면 6월 30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데드라인까지 약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연일 김연경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연경은 고심 끝에 V리그 복귀를 결정하고, 지난 20일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과 첫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21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연경 영입은 몇 달 전부터 진행했던 사안이다. 구단이 계속 설득을 해왔고, 김연경이 복귀를 결정하는 순간 계약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첫 만남에서 계약이 잘 이뤄졌다”라고 막전막후를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김여일 단장과의 불화설과 관련해서는 “계약은 단장, 선수 모두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라며 “김연경이 미국 훈련 때부터 고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였다. 고심 끝에 복귀를 결정한 만큼 우리 팀에게는 상당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남은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7월 초 흥국생명 선수단에 합류할 계획이다. 다만 2년 전과 달리 입단식은 진행하지 않는다. 구단이 선수에게 의사를 물었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년 전 입단식을 성대하게 진행했기에 올해는 합류 후 취재진과의 가벼운 인터뷰를 통해 소회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2시즌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새로 이전한 홈구장 삼산체육관에서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을 만나게 돼 기쁘다. 코로나로 인해 팬들과의 만남이 어려워 아쉬웠는데 좋은 모습을 직접 보여드릴 기회가 생겨 기대된다”라며 “팀 동료들과 함께 잘 준비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배구를 하고 싶다. 배구 팬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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