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한국이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사상 첫 8강 탈락 수모를 겪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막을 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 아쉬운 성적표를 작성했다.
직전 대회 우승팀인 한국은 챔피언 자리를 19일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을 결승전에서 꺾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겨줬다.
한국의 8강 탈락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 아무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한일전에서 패해 4강에 오르지 못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배가 됐다.
전체를 보면 한국의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선수단 차출 문제, 부상 낙마, 공식전 전무 등 황선홍호는 처음부터 삐거덕거렸다.
지난해 9월 꾸려진 황선홍호는 그해 10월 열린 U23 아시안컵 예선전(한국 3전 전승) 이후 단 한 차례의 공식전도 치르지 못하고 우즈베키스탄 땅을 밟았다. 3월 두바이컵이 모의고사가 될 뻔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산됐다.
반면 이번 대회 3위를 차지한 일본은 두바이컵에 나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식전을 통해 팀 전력을 파악한 일본의 오이와 고 감독은 당시 선수단 2/3를 AFC U23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시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황선홍호는 K리그가 한창일 때 대회가 열려 국내 선수 차출에도 애를 먹었다. 여기에 수비에 힘을 보태 줄 것으로 예상했던 이한범(20, FC서울)이 대회 직전 부상으로 이탈하고, 엄원상(23, 울산현대)은 최종 명단에 포함됐지만 A대표팀 황희찬의 훈련소 입소 일자가 A매치 기간 중간으로 잡히며 갑작스레 벤투호의 부름을 받으면서 최상에 못 미치는 전력으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해외파 정우영(23, 프라이부르크)은 아예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매소집마다 선수가 바뀌고 이번 대회 최종명단에도 3명의 선수가 새롭게 포함됐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최대한 조직력을 끌어올리려 했으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1차전은 4-1 대승으로 마무리했지만 베트남과 2차전은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태국과 3차전도 1-0으로 승리했지만 결과만 챙기고 과정은 좋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조직력을 앞세운 일본에 8강전 0-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8강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2일 일본전으로 대회를 일찍 마무리했지만 의도치 않게 우즈베키스탄서 발이 묶였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편이 마땅치 않아서다.
소속팀이 있는 일본으로 바로 가는 오세훈(23, 일본 시미즈에스펄스)을 제외하고 한국 선수단은 15일부터 산발적으로 한국으로 향했다. 경유지를 들러 4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한 선수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낙오자도 발생했다. 경유지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놓친 것. 해당 선수들은 곧바로 비행 일정을 수정했지만 선수단은 19일 황선홍 감독이 마지막으로 귀국할 때까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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