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축구팬, 20년 지나도 남 탓만...'골든골' 안정환에게 폭언 세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06.19 06: 48

[OSEN=고성환 인턴기자]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여전히 죄 없는 안정환(46)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이탈리아 '풋볼 이탈리아'는 18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의 보도를 인용해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물리친 안정환은 한국이 이길 자격이 있고 그는 심판의 판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2년 6월 18일, 거스 히딩크(7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탈리아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을 치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 전반 초반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안정환이 실축하며 기세를 잃었고 결국 전반 17분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설상가상 김태영이 비에리의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등 이탈리아의 거친 축구에 부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27분 설기현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연장 전반 토티가 다이빙으로 경고 누적 퇴장당하며 기세를 잡았고, 페널티킥을 놓쳤던 안정환이 연장 후반 골든골을 터트리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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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이탈리아전은 나와 내 조국을 위한 정말 특별한 경기였다"며 20년 전을 떠올렸다.
이어 안정환은 "아무도 우리가 이탈리아를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아직도 심판 판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우리의 준비와 경기 방식만 보면 될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아무도 무섭지 않았다. 또한 우리는 언제나 되돌릴 수 없는 심판의 최종 판정을 존중해 왔다"고 전했다.
또한 안정환은 "우리는 이탈리아전을 잘 준비했다. 모든 이탈리아 선수들의 세부 사항을 분석했다"며 한국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안정환은 마지막으로 "우리를 다른 선수로 만들어준 히딩크 감독의 위대한 업적이다. 우리는 우리가 월드컵에서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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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여전히 20년 전 패배를 인정하지 못했다. 그들은 안정환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과 경기 주심을 맡았던 비론 모레노 심판을 맹비난했다. 기사의 댓글란에는 심판 매수, 승부조작, 부정부패를 주장하는 음모론은 물론 한국과 모레노 심판, 국제축구연맹(FIFA)를 향한 온갖 저주가 가득했다.
심지어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지적하며 분노하기까지했다. 그러나 당시 팔꿈치를 사용하며 거친 반칙을 일삼은 선수들은 한국이 아닌 이탈리아 선수들이었다. 
김태영은 경기 도중 코뼈가 부러져 8강전부터 타이거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김남일은 부상으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20년이 흘러도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있었다.
한편 안정환은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골로 인해 당시 소속팀이었던 페루자에서 입지를 잃었다. 당시 안정환은 이탈리아의 원수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고 분노하며 안정환의 차를 파손하고 살해 협박을 하는 등 몰지각한 행동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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