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가 국내 복귀를 택할 경우 향할 수 있는 행선지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단 한 곳이다. 그리고 6월 30일까지 무조건 선수등록을 마쳐야 2022-2023시즌 국내 코트를 누빌 수 있다. 김연경(34)은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까.
김연경은 미국 개인 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말 국내로 귀국해 개인 정비 시간을 갖고 있다. 2021-2022시즌을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배구여제는 시즌을 마치고 몸을 만들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두 달 가까이 개인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월드스타답게 새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서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이제 남은 건 2022-2023시즌을 보낼 새 소속팀을 찾는 것이다.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다시 해외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거나 2020-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에 V리그 여자부로 돌아오는 것이다. 34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유럽 복수 구단이 여전히 김연경을 원하고 있다는 후문.
만약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온다면 무조건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보낸 뒤 중국 상하이로 떠날 때 임의탈퇴선수로 묶였다. 국내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흥국생명 소속으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아울러 V리그는 2022-2023시즌을 뛰려면 6월 30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데드라인까지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협상은 어디까지 온 것일까. 일단 양 측이 현재 활발하게 복귀를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번 김연경 복귀는 2년 전과 달리 흥국생명 구단의 의지만 있다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시즌을 6위(10승 23패)로 마친 흥국생명은 리빌딩의 중심을 잡아줄 김연경이 필요하며, 현재 팀이 어린 선수들 위주로 재편된 상태라 샐러리캡에도 여유가 있다.
김연경 또한 여전히 해외 배구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나이와 은퇴 후 진로를 고려해 국내 복귀도 선택지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할 경우 새롭게 출범한 권순찬호의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고, 흥국생명은 이미 2년 전 이른바 김연경 효과를 직접 체험한 바 있다.
낙관적인 부분은 현재 구단과 선수가 협상 과정에서 계약 규모와 관련해 이견이 발생한 건 아니다. 데드라인이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 전에 김연경이 해외와 국내를 두고 결단을 내려야하고, 또 이 과정에서 흥국생명의 설득이 더해져야 V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최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연경이 국내 복귀로 마음을 굳힌다면 구단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선수의 차기 행선지 문제가 순조롭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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