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해리 케인(29) 듀오는 ‘영혼의 짝꿍’이다. EPL 으뜸의 콤비 플레이를 빚어내는 둘을 가리킬 때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을 듯싶다. EPL 역사상 손-케인 단짝을 능가하는 콤비 플레이를 펼친 듀오는 존재하지 않았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객관적 기록으로 구현된 사실(史實)이다. EPL 역대 최대 합작 골이 그 표징이다. 둘이 한 호흡으로 빚어낸 작품은 물경 마흔한 점에 이른다. 지난 5월 1일(이하 현지 일자) EPL 2021-2022시즌 레스터 시티전(3-1 승)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창출했다.
종전 기록(36골)에서 다섯 걸음이나 더 나갔다.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퍼드(첼시·당시) 콤비가 세웠던 옛 기록은 완전히 빛을 잃었다. 손-케인 듀오는 이에 앞서 올 2월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전(4-0 승)에서, 새로운 지평(37골)을 연 뒤 영역을 차츰차츰 넓혀 왔었다.
손-케인, 최종전에서 대역전극 빚어내며 2연속 등정 기쁨 만끽
9개월 동안 펼쳐진 EPL 2021-2022시즌 대장정에서, 손흥민-해리 케인 콤비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EPL 최고 공격 듀오 타이틀을 2년 연속 따냈다. 손흥민이 득점왕에 등극하며 가려지긴 했어도 분명 값진 기록임은 틀림없다.
더구나 믿기 힘든 대역전 드라마여서 더욱 짜릿한 묘미를 불러일으킨 최고 공격 듀오 레이스였다. 초반 기세를 바탕으로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사디오 마네 콤비를 막판에 제치고 올린 개가였다. 37라운드 번리전(1-0 승)에서, 케인이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려 비로소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 손-케인 듀오였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던 승부는 마침내 최종 38라운드(5월 22일)에서야 승자가 가려졌다. 시즌 마지막 날, 손-케인 듀오가 노리치 시티(5-0 승)를 상대로 3골을 터뜨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3-1 승)에서 2골을 추가하는 데 그친 살라-마네 콤비를 1골 차로 물리쳤다. 승부의 저울추를 기울게 한 맨 마지막 수치는 40-39였다(표 참조).
합작 골이 아니라 팀 내 단순 득점 랭킹 1·2위를 묶어서 가리는 최고 공격 듀오 레이스에서, 손-케인 단짝은 살라-마네 콤비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2021시즌에도 손-케인 짝꿍은 2연패(2018-2019~2019-2020)했던 살라-마네 콤비를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로써 2연속 등정을 이룬 손-케인 단짝은 EPL 으뜸의 듀오임을 자랑하며 자신들의 시대를 열어젖혔다.
UEFA(유럽축구연맹) 5대 리그로 외연을 넓히면, 손-케인 짝꿍은 4위였다. 40골로 4위에 자리했던 2020-2021시즌과 변함없는 순위와 골 수였다. 살라-마네 콤비는 5위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세르주 그나브리가 UEFA 5대 리그를 통틀어 정상에 올랐다. 49골로 2위와 다섯 걸음 차였다.
레반도프스키는 3연속 등정에 성공하며 당대 최고의 골잡이임을 다시 한번 스스로 입증했다. 2019-2020시즌 그나브리와 함께 정상(46골)을 차지했던 레반도프스키는 2020-2021시즌 짝을 바꿔 토마스 뮐러와 함께 1위(52골)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콤비(44골)가 2위를, 프랑스 리그 1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네이마르 콤비(41골)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EPL 2022-2023시즌은 오는 8월 6일 막을 올린다. 환상적 호흡을 뽐내는 손-케인 짝꿍이 EPL 3연속 등정과 함께 더 나아가 UEFA 5대 리그에서도 최고 공격 듀오로 우뚝 설지 궁금하다. 등정길이 아무리 험난할지라도 헤치고 나가 뜻을 이루리라 기대된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