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안보다 경기장 밖이 더 '축구 열기'로 뜨거웠다.
우즈베키스탄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일본 U21 대표팀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4강전을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승컵을 두고 다툰다. 반면 일본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호주가 기다리는 3・4위전으로 향한다.
일본은 ‘홈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전반 볼점유율에서 약 6:4로 앞섰지만 슈팅 단 2개에 그쳤다. 우즈베키스탄은 7개. 후반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스즈키 유이토의 발이 완전히 묶였다. 한국과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내고 앞서 조별리그에서도 아랍 에미리트(UAE)를 상대로 1골을 넣었던 그는 이날 전반전에 완전히 고립됐다. 슈팅 근처에도 못 갔다. 수비에 막힌 슈팅조차 없었다. 전반 7분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일본은 후반에 골을 허용했다.
우즈베키스탄 미드필더 야수르벡 잘로리디노프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기가 막힌 궤적을 그리는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동점골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오히려 골을 내줬다. 종료 직전 후사인 노르차예프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일본 수비수 바바 세이야의 실수가 빌미였다.
우즈베키스탄이 우승을 확정했지만 경기장 안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환호 소리만 울려 퍼졌다. 팬들의 축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유는 이날 경기장 안에 우즈베키스탄 팬 입장이 불가했기 때문.
앞서 12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이라크 8강 경기에서 나온 ‘이물질 투척 사건’이 그들을 4강 직관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8강 이라크전 관중석에 있던 일부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전반 극초반 ‘팔꿈치 가격’ 파울로 우즈베키스탄 골키퍼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자 물병, 휴지, 심지어 돌을 그라운드 안으로 집어던졌다.
이에 경기는 한 동안 중단됐다.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8강전 극적 승부차기 승리로 우즈베키스탄이 이겼지만 홈팬들은 정작 더 중요한 4강전 직관을 할 수 없게 됐다. AFC는 지난 15일 오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4강전엔 소수 일본 팬들만 입장했다.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단 것을 알지만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경기장으로 모여들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기장 출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경기장 근처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으로 4강전을 보기 위함이었다.
경기장 주변은 경기 시작 전부터 경찰에 의해 통제됐다. 스타디움을 둘러싼 차도로 일반 차량은 다니지 않았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은 경기장으로 가까이 가는 팬을 보면 즉시 가서 주의를 줬다.
경기가 우즈베키스탄 승리로 끝나자 일부 팬들은 선수단 버스가 나오는 출구로 모였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단이 탄 버스가 빠져나가자 크게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