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씨의 ‘월드클래스’ 발언의 파장 뒤에는 중국언론의 아쉬운 번역이 있었다.
손 씨는 지난 13일 춘천에서 국내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월드클래스인가?’라는 질문에 "세계 최고 클럽에 가서 생존할 수 있는 수준, 그게 월드클래스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이 모든 분야에서 10%정도 더 성장하면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런데 14일 영국언론에서 “토트넘스타 손흥민의 아버지가 아들이 월드클래스가 되기 위해서는 이적이 필요하다는 힌트를 줬다”는 엉뚱한 기사가 쏟아졌다. 당초 손웅정 씨가 말했던 겸손한 어조와는 전혀 다른 강한 뉘앙스였다.
사태의 중심에 중국언론이 있었다. 손흥민 부친의 발언을 영문으로 옮긴 매체가 바로 중국방송이었다. 베이징에 기반을 둔 중국의 영어방송 CGTN이 손흥민 아버지의 발언을 영어로 전하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다소 왜곡됐다. 영국매체들은 모두 이 중국방송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손 씨의 발언을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반드시 확고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때 그는 월드클래스 선수가 될 것입니다”(he must be able to play a solid role in one of the world`s top clubs. that`s when he will become a world class player.)라고 전했다.
한국어 특유의 미묘한 뉘앙스와 겸손한 어조가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직설적이고 단호한 표현으로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되기 위해 이적을 원한다는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 된 셈이다. 손흥민과 누구보다 가까운 부친의 발언이었기에 파장이 더 컸다.
더구나 한국최고스타 손흥민의 뉴스가 한국언론이 아닌 중국매체에 의해 영국에 잘못 전해졌다는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