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컨닝페이퍼도 '몰래 휙'..월드컵 이끈 GK의 '신의 한 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06.15 21: 01

[OSEN=고성환 인턴기자] 호주의 극적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진출 뒤에는 수문장의 신의 한 수가 있었다.
호주는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페루와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호주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극적으로 확정 지으며 지난 2006 독일 월드컵부터 5개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 디즈 풋볼 타임스 SNS 캡처.

이날 호주는 FIFA 랭킹 22위, 남미의 강호 페루를 상대로 끈질긴 경기를 펼쳤다. FIFA 랭킹 42위 호주의 열세가 점쳐졌으나 호주는 120분 동안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로 운명을 결정하게 됐다. 
호주는 1번 키커 마틴 보일이 실축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페루의 3번 키커 루이스 아드빈쿨라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호주는 교체 투입된 앤드류 레드메인 골키퍼가 페루의 마지막 6번 키커 알렉스 발레라의 슈팅을 막아내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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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춤을 추는 듯한 동작으로 상대 신경을 건드린 레드메인 골키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레드메인 골키퍼의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행동에 팬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는 호주를 월드컵으로 이끈 결정적 요인이라며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레드메인 골키퍼의 비책은 화려한 댄스만이 아니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4일 "다소 뻔뻔한 호주의 영웅 레드메인 골키퍼는 승부차기에서 컨닝페이퍼가 적힌 페루 골키퍼의 물병을 버렸다. 이후 페루 골키퍼는 단 하나의 슈팅도 막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시 페드로 가예세 페루 골키퍼는 호주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종이를 물병과 함께 보관했다. 그 덕분인지 가예세 골키퍼는 호주 1번 키커의 슈팅을 멋지게 막아냈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레드메인 골키퍼는 호주의 2번 키커 차례가 되자 가예세 골키퍼가 골문에 자리한 틈을 타 몰래 물병을 광고판 뒤로 던져버렸다. 그는 종이가 제대로 날아가지 않자 빠르게 낚아채 처리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줬다.
결국 비장의 무기를 잃은 가예세 골키퍼는 이후 꼼짝없이 실점을 허용했고 레드메인 골키퍼는 춤사위에 이어 선방까지 선보이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레드메인 골키퍼는 상대 슈팅은 물론, 상대의 선방까지 미리 막아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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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호주의 카타르행 1등 공신으로 등극한 레드메인 골키퍼는 경기 후 "나는 이에 대해 공로를 받지 않겠다. 선수들은 120분 동안 뛰어다녔다"며 "이것은 팀워크다. 나는 영웅이 아니라 다른 동료들처럼 내 역할을 했을 뿐"이라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디즈 풋볼 타임스 SNS 캡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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