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을 마친 뒤 이어진 기자회견서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 투입에 대한 질문에 "Sometimes(때때로)"라고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대한민국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친선전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홈에서 열린 친선 4연전서 마지막 경기를 대승으로 마무리 했다.
그러나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정우영(알 사드), 황인범(FC서울)마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었고 대체 선수들을 투입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이하였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트레제게(바샥세히르), 모하마드엘네니(아스날)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빠진 이집트는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한국에 맞섰다. 이날 유일한 골을 기록한 무스타파 모하메드(갈라타사라이)와 아흐메디 함디(몬트리올)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었다. 특히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0위의 에티오피아와 경기서 0-2로 패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국은 경기 초반 이집트의 조직력과 개인기에 흔들렸다. 김민재(페네르바체)까지 빠진 상태였지만 한 수 아래 전력인 이집트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컸다.
결국 4-4-2 전술에서 황의조(보르도)와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2선과 3선으로 이동해 경기를 펼쳤다. 이미 칠레-파라과이전에서 위력적인 프리킥 능력을 선보였던 손흥민은 코너킥도 전담하는 등 마당쇠 역할을 했다.
최전방에 자리 잡아야 할 손흥민은 3선에서 선제골을 이끌었다. 황인범과 같은 역할을 맡은 손흥민은 중앙선 후방에서 반대편으로 롱패스를 연결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의 오버래핑을 정확하게 이끌었다. 그 결과 한국은 김진수의 정확한 크로스에 이어 황의조가 헤더 슈팅으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경기 초반 좋지 않았던 경기력을 완벽하게 뒤집는 플레이였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밑으로 내려왔다. 중원에서 불안감이 커졌고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자 움직였다.
그런데 손흥민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전반 21분 김영권의 추가골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코너킥을 문전으로 연결했다. 황의조가 기가막힌 헤더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상대 수비가 신경쓸 수 없는 코너킥을 연결한 것이 손흥민이었다.
후반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인 해리 케인처럼 전방위적 활약을 펼쳤다. 또 대표팀에서 역할을 보자면 2선과 3선에서 활약을 펼치는 황인범과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FIFA랭킹 140위에 패한 이집트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는 이유다. 결국 손흥민이라는 최고의 카드를 쥔 벤투 감독은 자신감을 나타낼 수 있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