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고성환 인턴기자] 벤투호의 뒷문이 모하메드 살라(30, 리버풀)가 빠진 이집트를 상대로도 흔들렸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황의조와 김영권, 조규성, 권창훈이 한 골씩 터트렸다.
공격에서는 무려 네 골을 터트렸지만, 벤투호의 수비는 살라가 빠진 이집트를 상대로도 흔들렸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김영권-권경원-김태환 포백에 백승호-고승범 중원이라는 새로운 조합을 꺼내 들었지만, 이번 6월 A매치 내내 불안했던 후방은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했다.
벤투호는 결국 전반 37분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너무나 쉽게 위험 지역까지 상대의 전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고 페널티 박스 내에서 슈팅을 허용했다. 첫 슈팅은 몸을 날려 막아냈지만, 두 번째 슈팅은 막지 못했다. 페널티 박스 내에는 한국 수비가 7명이나 있었으나 소용없었다.
한국은 전반 43분에도 위기를 자초했다. 김태환이 측면에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상대 몸에 맞고 흐르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백승호의 실수까지 겹치며 결국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다행히 슈팅은 빗나갔지만, 한국의 아쉬운 집중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이집트를 이끄는 이합 갈랄 감독은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은 공격과 수비가 탄탄했다"면서도 "우리의 공격 작업에서 어려움은 없었다. 한국 수비를 뚫기도 하면서 좋은 공격을 펼쳤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다.
현재 벤투호는 분명 정상 전력이 아니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를 비롯해 중원을 책임지던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이 이탈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플 만도 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들만 믿고 '플랜 A 일변도'로 나설 수는 없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차전서부터 1주전 박주호가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했듯 변수는 언제든지 생기기 마련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직 월드컵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플랜 B를 생각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파라과이전은) 개인 실수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며 “우리 스타일에 집중하겠다”며 일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달 동아시안컵과 9월 A매치 기간 정도가 벤투호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벤투 감독에게는 여러 조합을 새로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최소한의 플랜 B는 가다듬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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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